송봉헌의 온머리교육법
송 봉 헌 (한국전뇌사고연구소장)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사랑하는 자녀를 자랑삼아 데리고 다니는 극성엄마가 있다. 지난해 신학기 초에 연구소를 찾아온 초등학교 일학년 A어린이의 엄마가 그런 유형의 엄마였다. BPI진단을 한 다음 그 결과를 근거로 학업성취도향상 및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두뇌발달 등 A어린이의 성장 발달을 도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수리력이 아주 낮게 평가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점을 지적해 주었다.
“수리력이 매우 낮게 평가되고 있군요”
「수리력이 뭐죠? 수리력은 수학문제 푸는 능력이잖아요.」
“그렇습니다. 대체로 수리력이 높게 평가되는 아이들이 수학을 잘 하더군요”
「그러면 뭔가 잘못 되었어요.」하며 BPI테스트 결과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지만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다 떼고 지금 분수를 공부하고 있어요!」하고 드라마의 대본 외우듯 단숨에 A어린이가 수학을 잘하는데 왜 수리력이 낮게 평가 되었느냐, 잘못된 것 아니냐고 항변하듯이 말했다. 그리고 이런 항변이 옳지 않음을 인정한 것은 상담이 끝날 무렵이었다.
BPI진단은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얼마나 많이 철저하게 했느냐 하는 선행학습의 성과를 측정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A어린이처럼 초등1학년생이라면 초등1학년 때의 두뇌발달 단계에서 수리력 수준을 비롯해 좌뇌와 우뇌의 주요 뇌기능을 테스트해 부분적이며 동시에 종합적으로 분석해 그 아이에 맞는 학습 및 진로지도의 수준과 방향을 바로잡아 주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필자는 두뇌과학이론이 아이들의 성장과정과 학습과정에 응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1981년 이래 30년째 펼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야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나 이론개진이나 주장 수준에서 맴돌 뿐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현장적용 및 응용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전문가들이 아직도 극소수임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BPI진단 프로그램은 1981년 노벨상(대뇌생리학)을 수상한 캘리포니아 공대 로저·스페리 박사의 ‘분할뇌이론’과 하버드 대학 하워드·가드너 박사의 ‘다중지능이론’ 등 두뇌연구에 혁혁한 공적을 쌓은 뇌과학자들의 주장과 이론을 응용해 1983년부터 2000년까지 영유아 및 유소년을 위한 교육현장에서 터득한 사실을 바탕으로 각고의 노력으로 다듬어지고 체계화된 뇌발달 촉진 교육의 노하우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BPI는 Brain Priority Indices의 머리글자로 ‘뇌기능발달성향’을 가리키는 지표를 의미한다. 즉 BPI진단을 함으로써 아이들의 두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달되고 있는지 아닌지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의 뇌과학자들은 대뇌의 좌, 우뇌 기능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발달되는 것이 두뇌발달의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주장한다. 좌뇌와 우뇌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발달되어야 원만한 인성과 뛰어난 창의력의 뇌를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목적에 이바지하기 위해 BPI진단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2000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약 12만 명의 어린이가 BPI진단을 받았으며 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실행됐다. 이어 그 결과를 가지고 개별적 또는 집단적 학부모 상담이 이루어졌는데 희비가 교차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는 결과를 수긍하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의 자녀교육방법을 모색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건은 부모, 특히 엄마의 자녀교육에 임하는 마음의 자세였으며, 그 자세가 어떠냐에 따라 그 효과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2008년 S어린이집에서였다. 그해 4월에 1차로 BPI진단을 하고 학부모상담을 통해 어린이집과 가정에서의 유아교육의 방향과 방법을 개별적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6개월 후 그해 10월에 2차 BPI진단을 실행한 다음 학부모와의 집단 상담에 들어갔다. 상담이 끝나갈 즈음 K어린이(6세) 엄마가 상기된 표정으로 웃음을 띄며 다가왔다.
「참 신기해요. 우리 아이가 이렇게 변할 줄 몰랐어요.」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여기를 봐 주세요. 처음 한 것보다는 이번 한 것이 이만큼이나 높아졌어요.」하며 BPI진단결과 분석평가지 두 장(4월 것과 10월 것)을 번갈아 가리키며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K어린이 엄마가 가리킨 것은 우뇌의 4가지 기능 중에서 순발력 수준을 표시하는 그래프였다. 4월의 BPI진단 결과에서는 바닥권인 E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10월의 결과에서는 그보다 7단계나 높은 B를 가리키고 있었다.(*이경우의 평가 기준은 일반적 평가기준과는 다름)
“대단한 발전을 했군요. 저도 이렇게 좋아지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는데... 이렇게 좋아진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때 처음 상담 받을 때 소장님이 말씀하셨잖아요. 제가 아이를 혼내고 너무 싫은 소리를 많이 해 주눅이 들어서 순발력이 떨어졌다고요. 그래서 저더러 앞으로 6개월 동안만이라도 혼내지 말고, 잔소리하지 말고 조용히 지켜만 봐주라고요. 전 그동안 입에 자크 채우고, 입술이 근질근질했지만 참고 기다렸을 뿐이에요.」
그렇다. 아이의 뇌는 경험과 학습이라는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한다. 영·유아기를 거쳐 초등3학년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의 뇌는 그 사이에 이루어지는 경험과 학습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자극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반죽한 밀가루처럼 굳어지면서 그 아이만의 뇌가 만들어진다. K어린이의 뇌기능 중 순발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은 그렇게 되도록 여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는 대체로 사춘기에 이르기까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인자와 그 사이에 하게 되는 경험과 학습의 상호작용에 의해 95% 이상 형성된다는 것이 뇌과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동안 유전인자와 경험과 학습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냐 하는 점에 대해 뇌과학자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경험과 학습이 뇌기능 발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긍정하고 있다. 그들은 유전인자는 변하지 않지만 경험과 학습의 내용과 질, 그리고 경험과 학습의 타이밍은 언제나 변할 수 있고 그때마다 이뤄지는 유전인자와의 상호작용의 결과가 뇌기능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됨을 강조한다.
그리고 아이의 두뇌발달이 좌뇌와 우뇌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지나치기 쉽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아이의 뇌 속을 들여다보는 것, 즉 아이의 뇌가 어떻게 형성되고 발달되고 있는지 두뇌발달 성향을 알아내는 작업이다. 이러한 작업은 두뇌발달이 왕성하게 이뤄지는 사춘기 이전의 모든 교육과정에서 반드시 병행돼야 할 요소다. 왜냐하면 아이의 두뇌발달 성향을 알고 교육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그 결과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2000년 이래 10년 동안 BPI진단 결과를 분석하고 평가하며 학부모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A어린이와 K어린이의 경우에도 BPI진단을 해봄으로써 그릇된 뇌기능발달의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더라면 A어린이는 아직도 강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선행학습에 매달려 있을 것이고, K어린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엄마의 잔소리와 꾸지람을 계속해서 듣고 있을 것이다. 그 결과는 불을 보듯이 분명해서 누구나 예측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손자병법에서 이르기를 ‘너를 알고 나를 알면 전쟁에서 백전백승 한다’고 했다.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된다고 본다.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서 이런저런 좋다고 소문난 교육에 맹목적으로 쫓아다니면서 매달리기에 앞서 아이의 두뇌발달성향(BPI)을 알아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근거로 아이의 두뇌가 좌뇌와 우뇌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발달되도록 경험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원만한 성격과 남다른 창의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원만한 성격과 남다른 창의성’, 이는 첨예화되는 글로벌(Global) 국제경쟁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사는데 필요불가결한 요소라고 본다.
따라서 새 희망을 가지고 새출발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신학기에 잠시 숨을 고루고 아이의 BPI진단부터 받아보고 방향과 속도를 조절함이 어떠할까? 뜻있는 학부모님, 고민 한 번 해보시기를....
사업자등록번호 : 107-81-58030 / 영등포방송 : 등록번호 : 서울아0053 /www.ybstv.net /발행처 : 주식회사 시사연합 / 발행인 겸 대표이사 김용숙
150-804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로 139 (당산동3가 387-1) 장한빌딩 4층 / 전화 02)2632-8151∼3 / 팩스 02)2632-7584 / 이메일 ydpnews@naver.com
영등포신문·영등포방송·월간 영등포포커스·(주)시사연합 / 본 사이트에 게재된 모든 기사는 (주)시사연합의 승인 없이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