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섭 객원기자
꼴불견이라 함은 하는 짓이나 모습이 이상하거나 우스꽝스러워 차마 볼 수 없거나 그냥 넘기기 어려운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일이 세상에 한 두 가지일까? 만은 정부는 정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딱히 국민들의 눈에 드는 모습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 볼 수 없는 형편에 윗물이 흐려서 일까? 지역은 지역대로 가관이다.
요즘 영등포 관내 각종 행사장에서 벌어지는 꼴불견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여 말마따나 기가 막힐 노릇이다.
연말을 맞은 관내 기관과 단체들의 각종 행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지역 유력인사들의 몸은 열 개라도 부족 할 판이다.
여기에다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직을 정비하거나 조직의 힘을 필요로 하는 인사들의 움직임이 겹쳐 그 어느 해 보다 행사가 많아진 것이 아닌가 싶다.
이렇다 보니 행사장 마다 차마 웃지 못 할 일을 보기는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도 행사의 주인인 행사 주체와 손님인 내빈의 위치가 바뀌어 주객(主客)이 전도(顚倒) 되는 기이한 현상이다.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사의 힘이 보이지 않게 작용하여 행사의 형식과 내용은 물론 행사의 목적을 변질시키는 것이다. 이래서야 어디 지방자치니, 주민자치라 말 할 수 있겠는가?
어디 그 뿐이랴. 행사에 참석한 내빈들의 경솔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내빈이 행사장에 늦게 도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주인공이나 된 것처럼 행사장을 누비며 참석자들과 인사하느라 행사를 지연시키거나 행사장의 분위기를 해치는 일은 하등 미안한 일도 아니다.
한 술 더 떠 자신의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행사의 순서를 바꾸어 자기 할 얘기만 끝내고 나 몰라라 내빼기 일 수다. ‘제사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는 말이 제격이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내빈소개 시에 주최 측의 착오로 자신의 소개가 빠지거나 늦어지면 의전 운운하며 행사장 안팎 에서 보라는 듯이 호통을 친다.
참으로 뻔뻔스럽기가 민망할 정도다. 그렇게 예의범절을 잘 지키시는 분들이 어찌 남의 티는 보이고 제 눈의 들보는 못 볼까?
이 뿐일까 보냐. 참석치도 않은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거나 불참한 내빈의 축사를 대독하겠다고 조르다 못해 엄포까지 놓는 불한당(不汗黨)도 있다.
목불인견(目不忍見)이라더니 차마 눈 뜨고는 보지 못할 일들이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불만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이렇듯 주민을 가볍게 대하는 처사를 가벼운 헤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행사의 주인은 주민이 되어야 한다. 주민을 위해 차린 잔치에 손님이 상전 노릇하는 행사를 더 이상 만들어서도 용납되어서도 안 된다.
한번쯤 입장 바꾸어 생각해 본다 한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제는 한번쯤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자신을 돌아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떠들썩한 행사장을 바라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주인은 간데없고 손님만 설치는 행사장을 바라보면서... 이제 기축년은 저물고 대망의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차분한 마음으로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자. 올 한해는 易地思之(역지사지)를 사자성어로 제안하고 싶다. 또 다시 주객(主客)이 전도(顚倒)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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