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산책] 침입자 여기
도둑처럼 왔다
예고 없이 찾아온 고통
뜬눈으로 밤새우며
긴 터널 속에서 몸서리 쳤다
피붙이조차 만날 수 없었던
갇힌 나날의 막막함
분명 저주의 그림자다
고독감과 무기력한 일상
이제야
어둠은 서서히
뒷걸음질 치기 시작한다
닫힌 문 열고
서로의 어깨 도닥이며
사람의 입김으로
누군가의 마지막
시간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그 끝은 보이질 않는다
식지 않는 침묵의 연속
이 어둠은
몇 겁의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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