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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경수 칼럼] 정유년(丁酉年) 새해는 다름을 인정하는 원년이 되기를

  • 등록 2016.12.29 17:20:34

미국 인구통계국은 2016년 11월 기준으로 이 지구상에 약 74억명이 살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그 중에는 황인종도 있고 흑인과 백인이 어울려 살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어느 인종이 우월하다거나 미개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피부색이 다르다고 해서 그 내면의 욕망이나 지식의 수준이 규정지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 보기에 다를 뿐이다.

미국이 세계 최강의 국가로 탄생하게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피부색도 다르고 출신 국가도 다르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능력대로 일하는 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링컨 대통령이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북전쟁이야 말로 백인만이 우월하다는 통념을 깨고 흑인도 피부색만 다를 뿐 똑 같은 인간이며, 미국 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수립한 계기였다.

최순실 사건이 터지자 광화문 광장에는 대통령에 대한 하야와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촛불이 등장하였다. 그 반면에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잘못이라면서 태극기를 들고 나온 시민들도 있다. 아직까지 두 세력간에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인터넷과 SNS 상에서는 자기 자신들만의 근거와 주장으로 정신무장을 하는가 하면, 자기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마치 살부지수라도 되는 양 무차별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

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정유년 새해에는 조기 대선이 치루어 질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어떻게 결론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정치권은 벌써부터 대선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유력한 대선주자에 대해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인신공격성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여권의 유력 주자로 떠오르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에 대해 카더라 식의 철 지난 뇌물수수 의혹이 불거지고, 그 아들에 대해 대기업이 골프 부킹을 대행해주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에 유력한 야권 후보인 문재인 전 의원에 대해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겠다는 언급에 대해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고 있다. 또한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 인권 결의안 찬성 여부를 북한에 물어보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 역시 종북이라는 낙인을 찍기 위한 호재로 삼는 듯하다.

그런가하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솥밥을 먹던 새누리당은 비박이 친박과 갈라서 분당하면서 진짜 보수 가짜 보수 논쟁을 벌이고 있다. 탈당한 사람들은 진짜 보수이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가짜 보수라는 낙인찍기가 국민들 눈에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일들이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사람 사는 사회는 전 세계 어디라도 비슷한 사정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유난히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비난을 하고 공격을 하는 일들이 심하다. 이는 자기는 옳고 다른 사람들은 틀렸다는 지극히 오만하고 이기적인 편견 때문이다. 그래서 시이저는 “대중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라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광장에서 촛불이나 태극기를 든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민주주의를 신봉한다고 믿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서로 생각이 다르고 가치가 다르다는 믿음 속에서 생긴 제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합리적 결정은 다수결 뿐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낸 것이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고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라고 낙인을 찍는 순간 그 사람은 민주주의 신봉자가 아니라 민주주의 파괴자로 전락하게 된다.

다름이 있기 때문에 정당이 생겨나고, 다름이 있기 때문에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국민들은 그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 자신이 좋아하거나 자기의 생각과 같은 정당이나 인물에게 투표를 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올바른 민주주의다.

 

이제 정유년 새해에는 국민 모두가 각기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원년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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