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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인터뷰] 문수정 '지혜의 밭' 대표

  • 등록 2017.08.11 18:27:45



[영등포신문=양혜인 기자] 본지는 ‘건강한 가족은 건강한 사회와 연결이 되어 있다’는 믿음으로 '지혜의 밭'을 탄생시켜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을 순서대로 차근차근 욕심 부리지 않고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문수정 대표를 만나 여러 중점 사업과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 회사 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지혜의 밭'은 어떤 회사인가요?

네! 세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첫째는 ‘'지혜의 밭'’은 온전한 ‘나’를 상징하는데요. 몸은 마음을 담고 있는 그릇이고 마음은 지혜를 키우는 밭을 의미합니다. 내가 스스로 바로 서야 주변의 가족을 포함한 타인과의 관계가 원만 해 질 수 있거든요. 온전한 ‘나’로 바로 서는 일, '지혜의 밭'이 추구하는 일입니다.

 

둘째는 '지혜의 밭'은 건강한 가정을 상징합니다. 토질이 나쁜 땅에서 튼실한 열매를 수확 할 수 없듯이 다툼이 잦은 가정에서는 온전한 사회인으로 성장 시킬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지혜의 밭'은 삶의 터전인 가정을 지혜롭게 가꾸는 일을 돕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타인에게서 받은 상처보다 훨씬 깊고 아파요. 그리고 아주 오래 가기도 하고요. 겉으로 드러내 놓지 않지만 웬수같은 가족, 무늬만 가족으로 살아가는 가족이 참 많아요. 우리는 잘 사는데 급급했지만 정작 행복한 가족이 되기 위한 학습은 너무 부족 했던 게 사실이에요.

셋째는 저의 호가 혜전(慧田)인데 풀이하면 '지혜의 밭'이 된답니다.


- 회사를 설립한 후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지혜의 밭'은 2016년 7월 ‘예술의 힘으로 본래의 인간성을 회복해 삶의 터전을 지혜롭게 가꾼다’라는 소셜 미션으로 탄생을 했어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의 근원지는 따져보면 대부분 가정에서 비롯되지요. 어떻게 하면 그 해결을 실천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사회적 기업을 만나게 됐어요. 2014년부터 사회적 기업에 대한 공부에 빠져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겁 없이 기업을 하겠다는 다짐에 주위에선 격려보다는 우려가 더 많았어요.그럴수록 저의 다짐은 더욱 커져 갔고요. 드디어 2016년 5월 까다롭다는 심사를 통과해 영등포구청 별관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입주를 하게 됐습니다.

9월부터 11월까지 영등포 구민들을 위한 통합예술 힐링 프로그램 ‘울어도 돼!’를 진행했는데요. 예상대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어요. 연말에는 신 중년만을 위한 통합예술 힐링 프로그램 ‘셋 그리고 둘’을 진행했는데 역시나 좋은 반응을 보여 주셨어요. 깊이 내재되어 있는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느끼며 함께 울고 웃으며 귀한 시간을 보냈어요.

2017년 3월부터 지금까지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육성사업에 선정이 되어 사회적 기업가로서 과업들을 수행 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지난 7월 1일부터 3일까지 대학로 상명대 아트 홀에서 ‘무늬만 가족’이라는 치유적 공연을 올렸어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로 전석 마감으로 성황리에 마치게 됐는데요.

무엇보다 제가 가슴이 벅차도록 기뻤던 것은 공연장의 좌석을 꽉 메워주신 관객에게는 물론이고 공연을 기획하면서 의도했던 바가 제대로 성과를 이루었다는 점이에요. 현장에서 함께 공감을 하면서 치유가 일어나고 지혜를 나눌 수 있었다는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최근 화제가 됐던 가족 치유 공연 ‘무늬만 가족’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지요.

가족치유공연 ’무늬만 가족‘은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지원 사업으로 제작이 됐는데요.

보통 공연이라 하면 잘 짜여 진 대본과 무대, 배우의 연기력에 따라 일 방향적 관극에 그치는데 저희 공연은 대본의 형식이 짧고 사건의 진행 속도가 빠르며 공감은 있되 열린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또한 관객의 관점에 따라 캐릭터들은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삶에선 할 수 없는 연습의 장으로 배우들과 함께 갈등을 해결해 보는 소중한 자리입니다. 하지만 즉흥을 통한 독특한 양식이다 보니 숙련된 내공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공연에 함께 한 연출선생님은 연극 인생 50년 만에 이런 형식은 처음이라며 우려를 하셨고 중견 배우들 역시 20~30년 가까이 연기를 하신 분인데도 불안해 하셨어요. 하지만 첫 공연을 올리면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무늬만 가족 팀’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지요.

사무실 한 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빼곡하게 써 주신 관극 후기는 그 날의 감동을 대신하고 있어요. 한 편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끼고요.

‘무늬만 가족’은 '지혜의 밭'의 공연 콘텐츠로써 자리 매김을 한 좋은 기회였지요.


- 지금 '지혜의 밭'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위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현재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육성과정은 12월에 끝나게 됩니다. 그 과정 중에는 9월에 있을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필수 항목으로 매출이 있어야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는 셈이죠.

이 사회가 필요로 하고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양질의 사업이라도 홍보가 되지 못해서 사장되거나 사라져 가는 기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게 현실입니다. 이런 점에게 영등포신문에서 보여 주신 관심과 지지는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2017년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문화예술협력네트워크 공공. 민간 공동협업사업에 참여 하기 위해 영등포 건강가족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센터장님과 논의한 결과 사업의 적극적 참여 의사를 표명해 주셨어요. 그리고 지금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인데요.

한 가지 난제는 이 사업이 1:1 매칭 지원 프로젝트여서 개인이나 단체로부터 사업 자금의 최소 단위 3000만원의 2분의1인 1500만 원 이상 3500만 원 이하를 투자나 기부를 받아야 한다는 거지요.

영등포구는 서울에서 가장 많은 다문화 가족이 살고 있는데 그들에게 필요한 건 경제적 도움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도 크다는 겁니다.

몇 년 전, 제천에 있는 다문화 공동체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의 애환을 접했는데 프로그램 속에서 원 가족의 문제를 볼 수 있었어요 그 문제는 고스란히 자녀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요. 다문화 가족은 또 다른 우리 가족의 모습이지요. 당연히 건강한 가족 안에서 건강한 사회인을 배출시킬 수 있습니다.

나 홀로 세대가 늘어나고 출산율이 저조한 건 경제적인 이유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고 그 안에서 관계를 배웁니다. 부모의 모습은 자식에게 대물림이 되고요. 그래서 건강한 가족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건강한 가족의 모델이 확산되면 결혼은 하고 싶어질 테고, 출산율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요?

다문화 가족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거듭날 수 있게 돕는 일, 무늬만 가족, 남보다 못한 가족, 웬수같은 가족, 쇼 윈도우 부부라는 말이 대물림 되지 않도록 돕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문화예술 협력네트워크 공동협업 사업은 꼭 하고 싶어요.

관계기관이나 관심 있으신 분들이 적극적인 도움으로 영등포구의 주민 복지가 한 단계 앞서 갈 수 있고 저희 '지혜의 밭'도 이번 사업으로 주변에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사업을 진행 하시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따지고 보면 이번 사업은 정부에서 지원 하는 사업 이예요. 우리 구에서 필요한 사업을 우리 구 예산으로만 한다면 더 어렵지 않겠습니까?

1:1 매칭으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이니 뜻 있는 투자자나 기부 단체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2018년 2월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은 한 팀당 3000만원부터 7000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한데 투자나 기부로 준비해야 할 자금이 1500~3500만원은 있어야 하는 1:1매칭 사업입니다. 8월 18일 까지 신청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지 않아요,

아무래도 '지혜의 밭'은 초기 기업이어서 클라우드 펀딩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해결해 보고자 하나 어려움이 있네요. 덧붙여 기관에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드리니 세금 감면 혜택이 있다는 것도 말씀 드립니다.


- '지혜의 밭'은 조만간 사회적 기업이 될텐데 어떤 사업들을 구상하고 있으며, 지면을 통해 꼭 하고 싶은 말씀은?

‘건강한 가족은 건강한 사회와 연결이 되어 있다’는 믿음으로 '지혜의 밭'을 탄생시켰고 1년 만에 주식회사로 전환을 했습니다.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순서대로 차근차근 욕심 부리지 않고 주어진 길을 묵묵히 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번 문화예술 협력네트워크 사업이 첫번째 해야 할 일이고요.

사회적 기업가로서 사회 문제에 대한 기여는 물론이고, 아직은 부족하지만 기업가로서 다니고 싶은 직장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바쁜 엄마를 탓하지 않고 응원해 준 우리 아이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

(문의: '지혜의 밭' 사무국 070-8264-6477)


[문수정 대표 주요 프로필]

- 경기대 평생교육원 예술강사 과정 외래교수

- 영등포구민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 ‘울어도 돼’

- 보건복지부 주관 어린이날 기념식 공연 연출

- 근로자 연극제 국무총리 상 수상

- 치유의 움직임 - 중독Ⅴ‘I'm sorry’

- 지혜의 극장1 기획 및 총감독  ‘무늬만 가족’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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