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나재희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신경민(영등포을) 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UHD TV 공공기관 납품 내역’을 살펴 본 결과 올해 공공기관에 납품 된 1만 2,242대의 UHD TV 중 9,583대가 정부가 채택한 표준과 다른 유럽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UHD 방송 표준 기술은 미국식과 유럽식으로 나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지상파 방송사는 유럽식 표준을 적용한 UHD 시험방송을 실시했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7월 미국식 표준을 확정 발표하였다. 그 사이 가전사는 유럽식 UHD TV를 판매하였고, 기존 유럽식 UHD TV를 산 소비자들은 별도의 셋톱박스를 사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2017년부터는 일반 매장에서는 미국식 UHD TV가 판매되고 있으며, 당연히 미국식 UHD TV 구매가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 매장 운영과 달리 가전사는 올해 공공기관에 미국식 표준 UHD TV가 아닌 유럽식 구형 UHD TV 9,583대를 공급했다. 삼성전자가 납품한 7,954대의 UHD TV 중 69.7%가 유럽식이었으며, LG전자는 4,288대 중 94.1%가 유럽식이었다. 결국 공공기관의 잘못된 구매로 인해 지상파 UHD TV 시청을 위해서 별도의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하는 등 국민 세금이 이중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신경민 의원은 “회수된 줄 알았던 유럽식 UHD TV가 공공기관에 버젓이 납품됐다. 삼성과 LG전자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재고‧털어내기를 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며 “삼성과 LG전자는 대한민국 대표 가전사답게, 유럽식 UHD TV 구매자 피해 보상과 더불어 이번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공기관에 제대로 된 표준제품 구매 안내를 안 한 것도 심각한 문제다. 정부 및 공공기관에 UHD TV 구매 관련 안내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