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수저론’이란 얘기가 많이 회자되고 있다. 처음엔 금수저, 은수저가 나오더니 자조 섞인 흙수저에 이어 급기야 자산과 연 수입이 상위 0.1%라는 다이아몬드 수저까지 등장했다.
재력있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집안에서 태어나 개인의 노력 없이도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는 금수저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정적으로 다가 오는 건 기회의 불공정에 대한 불편한 심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그간 한국 사회에서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지 않았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나타내고자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풍족하고 안락한 기득권을 누리지 않고, 공동체를 위해 공정하게 경쟁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면 금수저라는 말을 듣는 대신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존경받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 점에 비추어볼 때 병역의무는 재력과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누구 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신성한 국민의 의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병역을 성실히 이행했다는 것은 개인으로나 가문으로나 큰 명예가 아닐 수 없다. 한 가문에서 모든 남자 형제들이 대대로 병역의무를 마쳤다면 병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칭송받아 마땅하다 할 것이다.
병무청은 병역의 숭고한 가치를 바로 잡아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성실히 병역을 이행한 사람이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3대 가족(조부, 부․백부․숙부, 본인․형제․사촌형제) 모두가 현역 복무 등을 마친 가문을 병역명문가로 선정해 선양하는 사업을 2004년부터 16년째 하고 있다.
금년에는 5월 2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국무총리 주관의 ‘2019년도 병역명문가 시상식’이 개최된다. 시상식은 신규 병역명문가 중 병역이행자 수가 최고 많은 가문 등 표창 대상으로 선정된 가문을 초청, 국가 차원의 예우와 감사의 뜻을 전달하는 정부 행사이다.
3대 남자 모두가 투철한 애국심과 국가관으로 현역 복무를 마쳤다는 것은 존경받아 마땅한 영광이며, 동시에 3대 모두가 현역 복무를 수행할 만큼 건강한 몸과 정신을 지녔다는 것은 참으로 부러움 받아 마땅한 축복이라 할 수 있겠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에게는 병역명문가 패와 증서를 수여하고, 병무청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 영구 게시하며, 병역이행자 개인에게는 병역명문가증을 교부해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에 뜻을 함께하는 800여 곳의 국․공립 및 민간의 시설 이용 시 이용료 감면 등 소정의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작년 연말을 기준으로 전국에 4,637가문의 23,334명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되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남자가 병역의무 대상자임을 감안할 때 희소성이 있으므로 3대 모두가 현역 복무를 성실히 마친 병역명문가야 말로 이 시대 진정한 ‘병역 노블레스’ 라 할 수 있다.
병무청은 병역명문가의 가치와 품격이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병역이행이 우리 사회에서 최고의 자긍심과 스펙으로 통할 수 있는 분위기조성을 위해 오늘도 한 걸음씩 바른 방향을 향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