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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긴 병’에도 효자되는... 포괄간호서비스제도 반드시 성공해야

관리자 기자  2015.05.06 20: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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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등포신문]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은 환자를 간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일컫는 말일 것이다. 병원에서 노련한 간병사들도 매일 간병하기란 어려운 일이기에 대부분 조를 나누어 24시간 근무 후에는 24시간을 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부모 형제 및 친척이라 하더라도 교대 없이 혼자서 장기간 간병을 계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자식된 도리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다짐하겠지만 병의 차도는 없고 시일만 계속 흘러가면 점점 지치게 되고 본의 아니게 짜증이 날 것이다. 간혹 병원에 문병을 가다보면 병원 화장실 옆에서 가족인 듯 보이는 사람들이 긴 시간 간병과 병원비 문제로 큰 소리로 서로 싸우고 울고 하는 걸 보면서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생겼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오랜 간병에 효자 없다고 했듯이 가족의 오랜 투병은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뿐더러 경제적인 고통도 뒤따른다. 특히 가족이 모두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 간병인을 쓰는데 그 비용도 만만찮다. 한 가정에서 간병비로 지출하는 돈이 한 달에 2백 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보건당국이 280개 의료기관의 입원환자 2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꼴로 환자 가정이 간병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비는 24시간 근무의 경우 평균 7만 원, 10시간 내지 16시간이 6만 원, 8시간이 4만 원 선으로 각각 집계됐다. 간병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환자 가정의 80%가 24시간 종일 간병인을 고용하는 만큼 대다수가 한 달 평균 2백만원 이상의 간병비를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간병은 후진국형 고통이다. 번듯한 나라치고 가족이 병실 보조의자에서 새우잠을 자는 데는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라고 하기 부끄러울 정도다. 이런 고통을 줄일 희소식이 들린다. 지난해 7월 시작된 포괄간호서비스(보호자 없는 병동) 시범사업이다. 간병인도 가족도 병실에 없다. 간호사·간호조무사가 간병까지 책임진다. 고려대 의대 김현정 교수 발표를 보면 포괄간호서비스의 성과가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다. 간호시간이 1.7배로 늘면서 욕창 발생이 5분의 1로 줄었다. 낙상 사고도 19% 줄었다. 반면 체위변경은 2.5배로 늘었다. 전문가가 붙으니 서비스 질이 올라간 것이다. 또 음식 먹이기가 1.3배, 목욕(피부간호)이 1.6배, 구강간호가 1.9배로 늘었다. 특히 안전사고 예방·위생관리 등이 좋아졌다. 환자의 85%가 다시 이용하고 싶다거나 주위에 권고하겠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보이지 않는 성과는 가족의 부담 경감이다. 파킨슨병·당뇨합병증 환자의 아들은 “간병 때문에 형제간에 다툼이 생기려 했는데 그게 해결됐다”며 “아버지가 아들아, 네 덕에 살았다 라면서 미소를 되찾으셨다”고 말한다. 다른 환자의 남편은 “간호사들이 세수 보조, 아침밥 먹이기, 용변처리 등을 하며 아내의 손발이 됐다”고 만족감을 표한다.
  공단에서 2013년 7월부터 전국 28개병원에서 포괄간호서비스 병원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2015년 1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시범사업으로 전환하여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종합병원 및 병원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ㆍ실시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는 대형병원을 포함,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환자부담이 하루 6만원~8만원에서 5,000원 안팎으로 준다. 선진국은 이미 간호 인력이 간병까지 다 한다. 일본도 1995년 바꿨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일본, 독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의료시설 입원환자에게 필요한 간병 서비스를 시설에서 포괄하고 있다. 제공된 서비스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마련돼 간병 서비스에 문제가 제기될 경우 그에 상응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체계로 운영되기 때문에 입원환자에게서 발생되는 간병문제는 찾기 힘들다.

  정부가 올해 1월부터 확대운영에 들어간 '포괄간호서비스(보호자 없는 병동)' 추진은 중요한 가족정책이다. 급변한 사회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가족의 기능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급한 가족 간호에 대한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는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도 사라질지 모르겠다. 간병하다가 일어나는 가슴 아픈 뉴스도 더 이상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인의 간병 부담을 가족에게 지우던 것을 이제부터 국가가 책임지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의 성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