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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칼럼] 테러방지법과 필리버스터

관리자 기자  2016.03.10 11: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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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국회 통과문제가 세간의 이슈가 되고 있다. 아니 테러방지법 자체가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막고자 하는 야당 국회의원들이 벌이고 있는 필리버스터(의사 방해)가 더 큰 이슈가 되어 버렸다. 한 마디로 본말이 전도 되었다.

테러방지법은 지난 2001년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생하자 당시 김대중 정부에서 처음으로 제안한 법이다. 그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상정 하였으나,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반대로 통과가 무산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시 통과를 무산시킨 한나라당의 후신인 새누리당이 찬성하고, 여당이었던 지금의 야권이 반대를 하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만든 법이나 지금의 법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쟁점은 테러방지를 위해 실시하는 도청과 감청의 권한을 국정원에 주느냐 아니면 다른 기관에 주느냐가 핵심이다.

예나 지금이나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국정원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믿고 못 믿고의 차원을 벗어나야한다. 테러라는 것은 내국인에 의해 벌어지는 확률보다 IS나 그의 연계조직 또는 북한 공작원에 의한 테러가 주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축적하고 있는 기관이 어디인가? 바로 국정원이다.

 

더구나 국정원은 지금도 마약사범이나 산업스파이와 같은 국제적 범죄 사건을 전담하고 있으며, 어차피 테러는 특성상 우리 정보기관 뿐 아니라 타국의 정보기관과 연계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 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국정원이 담당하는 것이 맞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과거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였다는 것을 들어 국정원의 기능을 애써 축소하려만 들고 있다. 이번 야당에서 주장하는 부분도 그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과거에 문제가 있다손 치더라도 현재나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매우 적절치가 않다. 오히려 그것이 문제가 된다면 그를 감시할 인권보호관을 국회의 동의를 얻는 사람으로 추천한다든지 하는 안전책을 마련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야당은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무려 47년 만에 기네스북 기록 경신이라도 하듯이 장시간 필리버스터를 사용하였다. 솔직히 그 동안 국회 대정부 질문 시간이 20분으로 제한되어 제대로 이 문제를 다루고 국민들에게 알릴 기회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똑 같은 애기를 수십명의 의원이 똑 같이 하다보니 중요 쟁점은 묻혀버리고 누가 얼마나 오랜 시간 발언했느냐 하는 기록 경신에 국민들의 시선이 쏠리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처음 얼마간은 신기한 듯이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였지만, 결국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고, 그나마 대부분의 내용이 과거 국정원이 어떠한 잘못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꼰질르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는 것이 중평이다. 발언시간 기록 경신을 한 의원이 전국적으로 이름 알리기에는 성공 하였고, 야당 지지자들에게는 응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에는 충분하였다고 자평할 수 있겠지만 수치상 나타나는 여론조사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문제는 과유불급(과한 것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이라고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서 전혀 검증되지 못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와, 심지어는 아이들 카톡이나 문자도 모두 공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 SNS 상에 떠돌다보니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불신풍조가 조장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야당의 본래적 기능은 비판이라 하지만, 진정으로 테러방지법에 문제가 있다면 대표적으로 2~3명만 나서서 그것도 각각 파트별로 나누어서 조목조목 반박을 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였다면 더욱 성숙하고 믿음직한 정당으로 평가 받았을 것이다. 무슨 유치원생 키재기 하는 것도 아닌데 누가 얼마나 오랫동안 발언하느냐 하는 시간 경쟁이나 한 것이라면 무당파나 중간층을 흡수하는데는 실패할 것으로 보여진다.

차라리 필리버스터를 하려면 안보관련 문제가 아니라 부자감세법 등 경제민주화 부분에 적용하였더라면 국민들로부터 더욱 큰 호응을 얻었을 것이다.

지금의 야당은 언제까지나 야당만 하고 그만 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