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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칼럼] 미 대선이 우리 안보에 어떤 영향을 줄까

관리자 기자  2016.05.03 16: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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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에 있을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단순히 향후 4년간(혹시 재선이 된다면 8년) 미국의 정권을 누가 잡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안보환경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자못 그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상태로 보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각 당의 후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두 후보에 대한 미국 국민의 지지도 역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대외 정책 기조는 개입주의라 지칭하여 전 세계의 평화유지를 위해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반면, 공화당은 고립주의라 하여 가급적 미국의 이익에 위배되지 않는 한 대외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차기 미 대통령이 된다면 지금의 오바마 정부와 대외정책 면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트럼프 후보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유명하다. 미국 내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우리에게도 막말 수준의 거침없는 언동으로 인해 설마 저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될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이제는 후보 결정을 넘어서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매우 당황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대외정책 기조를 “미국 우선(America First)"으로 규정하고 ”동맹국들이 그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방어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특히 우리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은 경제력에 상응하는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고 있다“라고 공공연히 불만을 표시하였다. 트럼프 후보는 더 나아가 ”한국과 일본에 대해 핵무장을 허용하더라도 스스로 방위를 해야할 것“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한국이 방위비 분담을 더욱 늘리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방법도 고려할 것“이라고 하면서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가한 바 있다.

물론 지금까지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는 핵확산 금지였고, 누가 차기 미 대통령이 되어도 그 기조가 한 순간에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극단적 보수주의자인 트럼프 후보의 언급에 대해 상당수의 미국인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더구나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불어닥친 반미감정으로 인해 현재 미국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일본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이고, 특히 남북 긴장 상태로 인해 미국 내 여론이 남의 나라에서 귀한 미국의 아들들이 피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욱 커진 것도 사실이다.

한미 안보관계를 분석하는 수많은 이론들 가운데 하나가 “자율성-안보교환 모델(Autonomy-Security Trade off Model)”이다. 이는 강대국인 미국이 우리의 안보를 일정부분 책임지는 댓가로 우리의 자율성을 일정부분 양보한다는 뜻이다. 즉 미군이 한국에 주둔함으로써 우리 안보에 많은 도움을 주는 만큼,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방위비 분담이라든지 미국이 원하는 국제분쟁(예를 들어 평화유지군 파병 등)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른다면 이제 우리도 어떤 상황 변화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다져야 할 시기가 온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 한국군의 전력으로는 단독으로 북한을 억제할 수는 없다.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은 물론 SLBM(잠수함 발사 미사일)까지 무장을 하고, 휴전선 인근 최전방에 수도권 전 지역을 타격거리로 삼고 있는 장거리 방사포를 추진 배치함으로써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는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의 존재는 필수 불가결한 안보수단 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주한미군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할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우리가 직접 모든 것을 준비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나마 우리의 세금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면 이번 미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도록 기도하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