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GOP 전방대대에서 21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반명함판 사이즈 의 전역증을 손에 쥐었을 때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었던 값진 경험을 했다는 자부심에 가슴이 뿌듯했다.
2014년 10월 28일 306보충대에 처음 입대하던 날, 가장 기본적인 군대 용어조차 너무 생소했던 내가 예비역 병장이 되기까지 쉬운 일은 결코 없었다. 낯선 사람들과 내무반 생활을 하며 조직에 적응하고 분위기 파악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어려움이 커질수록 나는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고 부족한 전우들을 조금씩 챙겨주는 사이에 나는 내 임무에 충실하고 동기와 후임까지 배려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였다.
병분대장이라는 임무를 수행하며 전역하기 전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리더십이 한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부대원들 간에 도와주고, 소통하고, 경청하며 열심히 생활하였다. 군대 밥이 천장에 가까워질 무렵 비로소 전역할 때가 되었고 위병소를 걸어나오면서 나는 처음 자대배치 받았을 때와 똑같은 얼굴이지만 스스로 많이 변화되었음을 실감하였다.
대한민국 젊은이가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전역 후 복학준비를 위해 학교를 갔다가 현역복무 대신 산업기능요원 편입을 준비하는 친구를 만났다. 중소기업의 제조․생산현장에서 기술을 익히며 대체복무를 하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나라를 지킬 현역 군인의 수가 부족하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갓 전역한 예비역 신분으로서 산업기능요원 및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에 공감이 되었다. 든든한 국가안보 테두리 안에서 과학기술과 중소기업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방의 의무가 평등하다고는 하나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며 영내에서 복무하는 현역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제도를 악용하여 복무부실을 일삼은 어느 대체복무자의 기사는 성실하게 복무하는 대다수의 군 복무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일일 것이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다음 학기 복학을 준비하고 있다. 21개월 군복무기간이 결코 짧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번쯤 해볼 만한 값진 여행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행에서 즐겁고 기쁜 일은 추억이 될 것이고 힘들고 부족한 일들은 경험이 될 것이다. 아름다운 추억만 얻어 간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군복무를 통해 경험이라는 훌륭한 인생의 자양분까지 얻었으니 이 또한 보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