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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친구의 아들

관리자 기자  2016.11.14 1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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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간다. 저 너머에서 겨울이 서두르고 있다. 11월의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고, 따뜻한 온기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지난 5월 친구아들 녀석이 느지막이 군에 입대했다. 외국에서 오랜 생활을 한 터라 한국 계급문화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군대라는 곳에서 아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입대 전부터 많은 걱정을 했다. 그러나 현재 군대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진보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아들 입대 후 며칠 만에 만난 친구는 훈련소 인터넷 카페에 등록된 아들의 훈련모습을 보여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자대에 배치된 후에도 매주 훈련내용과 병사들의 생활 모습을 사단 내 Band나 카페에 올려 부모들로 하여금 심리적 안정감과 군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한다.

덧붙여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동기생활관’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동기생활관이란 동기들과 함께 같은 생활관에서 지내도록 하여 고참과의 갈등을 없애도록 한 것으로 군은 이를 점점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장병들에게 수신용 핸드폰이 보급되어 일과시간 후에 부모님이나 지인들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병영문화는 하루가 다르게 장병들의 편의에 맞춰 보다 새롭게, 보다 편리하게 변화하고 있다. 며칠 전 국방일보를 보니 모 여단 군 장병들이 식사로 꽃게를 맛있게 먹는 사진이 실려 있었다. 인근 주민들이 바닷가에서 잡은 꽃게를 부대에서 구입, 장병들의 식탁에 올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내가 군복무 하던 시절까지만 해도 군대 식단은 장병들 배를 채워주는데 불과했다. 모자란 식사에 만족하지 못한 장병들은 일과시간이 끝나면 PX로 달려가 빵을 수십 개씩 사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그러던 짬밥이 장병 건강과 체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식재료가 가득 담긴 ‘웰빙 식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군대가 변하면서 군인도 변화하고 있다. 훈련소에 입소하는 순간부터 병사 개개인은 간부의 자녀가 되며 때로는 동생이 되기도 한다. 장병 상호간 의사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그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가정과 부대가 함께 가는 적극적 동행자의 모습이 되고 있다.

친구와 대화 도중 얼마 전 현역병 입영문화제 참석을 위해 방문한 30사단 입소식의 기억이 순간 떠올랐다. 부모대표가 아들을 향한 편지낭독 시간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예전 같으면 주위가 모두 울음바다가 되었을 법 한데 부모들도,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모두 담담하기만 하였다.

2011년부터 실시한 병무청 주관 입영문화제는 이별의 장이 아닌 격려와 축제의 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입영장정들과 가족들을 두려움과 불안함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고 있다. 함께한 부모들 또는 친구들과 웃으며 행사를 즐기고 사진을 찍는 모습은 마치 학교 입학식이 아닌 가 착각할 정도로 편안하고 화기애애했다.

변화된 병영 문화는 군 생활의 경험을 자기발전의 계기로 활용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최근에는 국외영주권 또는 질병 등의 사유로 병역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귀국하거나 본인의 질병을 치료하고 당당하게 자원(自願)하여 현역병으로 군 복무를 선택하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매년 500여명의 사람들이 이렇게 자원해서 병역이행을 하고 있다.

 

2016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미국영주권자임에도 자원입대한 박주원 상병이 시구자로 나섰다. 그는 미국 스키드모어 칼리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군 복무를 위해 자원입대했다. 그는 자원병역이행 병사 군 생활수기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느낀 것은 모든 과정 속에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군대에 있는 시간을 버리는 시간으로 생각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에 보물 같은 시간 또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아들사진을 보여주며 행복해하는 친구를 보며 그 용사들이 지키는 대한민국은 정말 안심하며, 큰 발전이 있을 거라는 믿음에 큰 행복을 느끼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