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일 전 점심시간에 예전에 즐겨 다니던 중국 음식점에 갔다. 메뉴판을 본 순간 깜짝 놀라 내 눈을 의심하였다. 자장면 가격이 4,500원에서 5,500원으로 오르고, 짬뽕 가격도 5,5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그 동안 물가는 안정적이었는데 왜 자장면과 짬뽕 가격이 올랐을까? 주인장 하는 말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종업원들 임금이 올라 어쩔 수 없이 음식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비단 자장면 뿐 만이 아니다. 서민들이 즐겨 먹는 순대국밥과 설렁탕 가격도 적게는 500원에서부터 많게는 1,500원까지 은근슬쩍 올랐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가 소득주도 성장론이라 한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개인의 소득이 늘어나면 이 소득이 수요를 창출하고, 창출된 수요가 곧 생산으로 이어져서 전체적인 경제 성장의 선순환구조를 불러 온다는 것이다.
이 이론의 출발점은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대공황이 일어나자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케인즈의 이론을 도입하였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경제의 대 원칙은 아담 스미스의 자유방임론이었다. 즉 수요와 공급은 늘 일치하며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정부는 경제분야에 간섭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대공황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전후 복구 과정에서 과잉된 공급에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자 재고만 쌓이고, 결국 기업이 연쇄 도산함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자유방임론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결과이다.
이에 케인즈는 경제 문제에 일정 부분 국가의 간섭을 허용하고 특히 국가가 나서서 일자리 만들기 등 유효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이론을 내세웠다.
이에 루즈벨트 대통령은 케인즈의 이론을 받아들여 소위 “뉴딜 정책”을 제시하고, 우선적으로 국가 주도의 유효수요 창출을 정책적으로 추진하였다.
그 유명한 후버댐 공사였다. 물론 뉴딜정책은 다양한 경제회복 정책으로 후버댐 공사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수많은 정책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후세 사람들은 마치 후버댐 공사가 뉴딜 정책의 전부인양 오해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대표적인 것이 이명박 정부에서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시작한 4대강 사업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일자리 창출에도 실패하였고, 국가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었는지 여전히 의문투성이로 남았다.
문재인 정부 역시 소득주도 성장론의 제1차 정책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철폐를 내세웠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더구나 일자리 창출을 국정 제1지표로 삼고 있는 현 정부에서, 급격한 임금 인상은 곧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고용주들을 압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서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는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내국인 소득 향상 효과보다 오히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만 혜택을 입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꽤나 설득력있게 들린다.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 각부 장관까지 나서서 현장을 돌며 최저임금 대책을 설명하고 있으나, 사실상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되는데 임금만 올려놓으니 받는 사람은 미안하고, 주는 사람 역시 죽을 맛이라 한다. 벌써부터 경비원들을 축소하는 아파트 단지가 늘고 있으며, 24시간 편의점은 알바를 축소하고 주인들이 직접 근무를 한다고 한다.
소득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정책이 오히려 서민들에게는 소득을 감소시키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단기간은 어려워도 장기적 관점에서 봐 달라는 대통령 말씀이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들에게는 딴 나라 애기처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