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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칼럼] 사람다운 것의 참 뜻은 면목을 잃지 않는 것

관리자 기자  2018.04.15 1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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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께서 말씀하신 “사람이 사람다워야지, 사람이 사람답지 아니하면 그 어찌 사람이라 하겠는가?”하는 뜻은 인간의 염치(廉恥)를 강조하는 말이다. 그런데 염치라는 말은 면목(面目)이라는 말과 같은 뜻인데, 이 말의 기원은 초한지에 나오는 항우에 의해서다.

초패왕 항우가 유방 군대에 쫒겨 최후의 전장인 해하 전투에서 패해 오강(烏江) 인근에 이르렀다.


사방에서 포위망을 좁혀오는 유방의 군대가 다다르자, 항우의 부하 중 하나가 항우에게 어서 오강을 건너 강동으로 피신하여 군대를 정비하여 다시 천하쟁패에 나설 것을 건의했다. 이에 항우는 긴 한숨을 쉬면서 “내가 강동에서 군을 일으켰을 때 나를 따르던 군사가 8,000명 이었다.


이제 그들이 다 죽고 겨우 20기만 살아남았는데, 내 어찌 그들 부모들을 볼 수 있으랴. 차마 면목이 없다”라 하면서 스스로 칼로 목을 찔러 자살하고 말았다. 그만큼 면목이야말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근거를 의미한다.


지난 촛불 시위 당시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던 단 한 마디가 바로 “이게 나라냐?”였다. 대통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따라서 참모들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결국 나라가 혼란에 빠져 버렸음을 단적으로 표현한 구호였다.


 

그렇다면 정권이 바뀐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모든 분야에서 “이것이 나라다!”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례를 보면 과연 나라다운 나라인지 의문이 간다. 금융감독원장이라 함은 대한민국의 모든 금융기관의 비리를 감시 감독하여 정의로운 금융질서를 바로잡는 감독기관이다. 따라서 그 수장은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 받는다. 그런데 그 수장이 국회의원 시절 산하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고 한다.


본인은 관행이었다고 변명을 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여야를 막론하고 다 그렇지 않느냐고 항변을 한다. 그러나 관행이라고 모든 것이 정당할 수는 없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국회의원도 그랬다고 한다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위법성을 따져보고 불법이 있었다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미 비근한 사례로 법의 심판을 받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외 출장을 가면서 수행원으로 여성 인턴을 대동하였다 한다. 그런데 역대 어느 국회의원이 해외 출장을 가면서 정식 보좌직원도 아닌 인턴에게, 그것도 여성에게 수행을 맡기는 경우가 있었는가?

임기 말 남은 후원금 약 3억 여원의 용처도 문제가 있다. 정치자금법에 의하면 국회의원이 임기 중 모금한 후원금이 남을 경우 모두 국가에 귀속토록 되어 있다.


 

그런데 자신이 운영하는 연구소에 상당액을 기부하였으며, 본인은 퇴임 후 그 연구소에서 급여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 결국 국가를 위한 의정활동에 사용하라는 후원금을 자기 자신의 월급에 사용하였다는 꼴이 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분이 서슬 퍼렇게 사회 정의를 외치던 대표적인 시민단체 핵심 간부 출신이라는 점이다. 

   

“소금이 짜지 않으면 소금이 아니다”라는 성경 말씀이 있다. 무엇이든 본래의 역할을 다 하지 않으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그 어떤 자리보다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자리에 있으려면 스스로의 염치를 알아야 한다. 

 도덕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할 시민단체 출신으로써 본인을 믿고 임명한 대통령과 국민을 대할 면목이 있는지 스스로 살펴보아야 한다. 작은 구멍 하나가 큰 둑을 무너뜨릴까 심히 저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