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진 (영등포신문 편집자문위원·에코엔탑 대표이사· 경기공대 청정환경시스템과 겸임교수)
산성비를 맞으면 머리가 빠지게 되어 대머리가 된다는 설이 있다. 과연 산성비를 맞으면 대머리가 될까? 사실 산성비와 대머리의 관계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규명된 바가 없다고 한다. 사람이 산성비를 자주 맞게 되면 머리나 눈썹이 탈색 되는 등 피부나 두피에 좋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나 그것이 실제 대머리와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이야기할 만한 아무런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산성비로 인한 피해는 상상외로 크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독일에선 숲의 54%가 산성비로 훼손, 스웨덴은 2천5백여개의 호수가, 미국에서는 전체 호수의 5분의 1이상이 산성화 돼 물고기가 살수 없게 됐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산성비는 철골과 콘크리트 건축물과 스핑크스 같은 문화유적을 녹여 엄청난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
자연 생태계의 파괴는 물론 엄청난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오는 산성비란 무엇일까?
산성비의 역사는 태초에 지구상에 비가 내리면서부터 시작되었다. 화산은 단기간에 수십만톤의 아황산가스를 분출하기 때문에 원시 지구상에 내린 비도 산성비로 분류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빗물의 산도는 pH(Potentia hydrogeni, 수소이온농도)5.6 이하의 산도를 가질 때 이를 ‘산성비’라고 한다(수소이온농도 값으로 나타내는데 보통 pH가 5.6 이하인 빗물, 눈, 안개, 먼지 등을 총칭해서 ‘산성 강수물’이라 부른다). 보통비는 대기가 깨끗한 지역에서는 5.6∼6.5 정도의 약산성을 띠고 있지만 화산폭발과 같은 자연오염원이나 산업화, 도시화에 따라 화석연료가 대량으로 소비되면서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강산성을 띠는 산성비가 내리게 된다.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산성비는 빗물의 수소이온농도가 pH5.6 이하의 경우를 말하며 산성비는 pH를 감소시켜(산성도의 증가) 호수의 물고기가 살 수 없고, 토질의 산성화를 촉진시켜 농경지를 황폐화시킴으로 식량의 고갈을 초래한다. 또한 자동차나 건물 등 구조물의 금속들과 반응하여 부식을 유발시키고, 대리석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을 용해시켜 조각상과 기념물들을 파괴하기도 한다.
이렇듯 산성비는 방심할 수 없는 자연 파괴의 주범으로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의 대표적 형태이다.
산성비의 원인은 자연적인 발생과 인간 활동에 의한 인위적인 발생으로 구분된다.
자연적인 발생의 경우로는 아황산가스를 분출하는 화산 활동에 의한 경우를 들 수 있는데, 1980년 5월 18일에 폭발한 미국의 세인트헬렌즈화산은 약 40만 톤의 아황산가스를 분출시켜 영향권 내에 강한 산성비를 뿌렸다. 또한 해풍에 의한 바닷물의 비산을 들 수 있는데 바닷물방울이 바람에 의해 대기에 떠돌다가 빗물에 녹아서 빗물을 산성화시키기도 한다. 이외에 생물학적 유기산의 형성에 의해 산성비가 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데 식물이나 동물의 시체가 지층에서 박테리아나 곰팡이에 의하여 분해될 때 생성되는 각종 유기산도 지면을 흘러내리는 빗물을 산성화시킬 수 있다.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황산화물 중에서 가장 양이 많은 것은 석유, 석탄, 갈탄 등의 화석연료에 포함되어 있는 유황분이 탈 때 배출되는 것이다.
보통 원유에는 0.1∼3%, 석탄에는 최고 10% 정도의 유황이 포함되어 있다. 발전소나 제철공장 등 화석연료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공장이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연탄이나 오븐, 스토브가 주요한 배출원이다.
산성비의 원인물질인 질소화합물은 자연계에서 박테리아의 작용이라든가 천둥에 의해서 다량으로 생성된다.
산성비가 내리지 않게 하려면 주 원인물질인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줄이려면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인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줄여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저공해 연료를 사용하고 올바른 운전습관과 철저한 정비를 통해 오염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기술개발을 통하여 전기, 메탄올, 태양열, 수소자동차 등을 이용한 저공해 자동차 개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아울러 황산화물의 배출을 저감하려면 산업체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여 나가야 한다. 따라서 청정연료로 대체해 가고 자체 공정의 개선 및 설비의 합리적인 재배치 등을 통해 효율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렇듯 산성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산성비를 유발하는 원인물질인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며, 특히 황이 많이 들어 있는 석탄의 사용과 질소산화물의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 운행의 제한을 제거하는 것이 실질적인 해결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방지대책으로는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다거나 가까운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