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이천용 기자] 올해 우리나라 마약 사범이 역대 최고치라는 전망 아래 서울시 수돗물 마약 성분 검출에 대한 검사 및 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소속 김경훈 의원(국민의힘, 강서5)에 따르면 ‘수돗물 마약’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서울시 차원의 대응책이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은 7일 열린 환수위 행정사무감사 상수도사업본부 질의에서 전국 57개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 및 펜타민 등 마약류 성분이 검출된 것과 관련하여 서울시 차원의 수돗물 마약 성분 관리책에 대해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실제 영국 및 미주 등 해외에서는 하수처리장 마약 성분 검출로 인해 수돗물에서도 마약 성분이 검출된 사례가 있다”며 “‘수돗물 마약’이 일부 포털 특정 키워드로 상위에 노출되는 등 시민들의 우려가 퍼지고 있는데 서울시는 이에 대해 인지조차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현재 UN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이하면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최근 대검찰청의 관련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2016년에 이미 그 기준을 넘어섰고 심지어 2021년에는 31.2명으로 증가해 ‘마약 위험국’이 됐다.

특히 올해 들어 인터넷과 SNS 등 비대면 경로를 통한 마약 공급이 일상까지 스며든 탓에 ‘마약 오염국’이라는 오명을 얻은 상황에서, 수돗물에 대한 마약 성분 검사 기준이나 대비책이 전혀 없다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김경훈 시의원은 “이에 대해 서울물연구원측은 연구원 내 마약 성분 검사 자격을 지닌 약사 자체를 채용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해 왔다”며 “마약류에 대한 수질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고 검사 기준 자체가 부재한 심각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수돗물 음용률이 5% 정도로 신뢰도가 상당히 낮은 상황에서 이러한 서울시측의 방관은 직무유기”라며 “빠른 시일 내에 마약 검사 자격을 지닌 약사를 별도 채용하는 등 조속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정수 서울물연구원장은 “약사 채용 검토 및 외부 기관 의뢰 등 수돗물 마약 성분 검사와 관련해 빠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