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선별진료소 방역을 마치며...

2023.12.30 15:28:17

-'닦고, 쓸고, 뿌리고~ 3년 11개월 1425일'

 

선별(임시)진료소 방역, 소독 수행이 11월에 종료됐다.

2020년 1월 20일 코로나 확진자가 최초로 발생 되면서 영등포구 선별진료소가 2023년 11월 누적 120만명 이상의 코로나 검사가 완료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방역 소독업은 어려움 없이 통상적 업무로 진행해왔으나 코로나 방역은 확진의 위험성이 높아 방역 종사자들도 1주일을 못 버티고 꺼리고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집단시설, 다중이용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방역을 서로 기피 하며 두려움에 떨었다. 저 역시 소독용역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으나 사명감을 갖고 끝까지 임하기로 다짐했다.

 

끝이 안보이게 줄지어 밀려드는 검사 신청 인파, 검사 시 아프다며 간호사에게 폭언을 하는 일부 어르신들, 두려워서 검사를 기피하고 울부짖는 어린아이들, 애태우며 안타까워 어쩔 줄 모르는 부모님들, 간호사 등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이동 화장실과 검사장 주변은 청소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상태고, 이동화장실 사용방법을 몰라 용변이 쌓이고 심지어는 바닥에 까지 대변을 보는 환경을 간호사나 운영지원 인력은 처리할 엄두도 못내고 방치되었다.

매일 아침 제일 먼저 방역을 시작해야 하는 저로서는 위생관리 용역을 수행하는 업체로서 계약범위가 아니지만 인력지원 시 까지만 이라도 봉사 하자고 시작한 일이 3년이 넘도록 봉사하게 되었다. 관련부서에 미화원 배치를 건의 했지만 청사관리 미화원은 위험하고 두렵다며 도와주지 못하겠다고 하고 또한 기본 업무가 있다보니 안된다고 한다.

 

1일 3회 365일 휴무 없이 계속되고 방역은 30분 이내에 완료되지만 아침 방역은 청소시간으로 1시간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매주 토요일은 대청소 개념으로 청소시간이 2시간이 소요된다.

 

청소뿐만 아니라 이동화장실의 용품리필, 정화조 청소와 물탱크 물 보충하기, 전기시설 고장관리, 계절에 따라 바닥 빗물제거하기, 낙엽 쓸기, 눈치우기, 난방기구 가스공급 확인점검 하기 등 방역업무의 70% 이상을 청소 유지관리에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돌이켜보니 선별진료소 공동체에서 함께했던 간호사, 조무사, 담당공무원들이 계약기간 만료와 인사이동으로 떠날 때 마다 헤어짐이 아쉽고 그리움이 밀려왔던 일들. 방역과 소독 용역 계약 외 청소유지관리, 구청, 보건소 출입구 현관주변, 커피 자판기 주변 쉼터, 은행 365자동화코너, 해외입국자 운행 버스, 보건소 엠블런스차량, 이태원 참사자 임시 분향소, 을지훈련기간 상황실 등 방역 봉사활동을 실행한 일들을 생각하니 힘은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보람 있고 잘 했다는 뿌듯한 생각이 든다.

 

특히나 담당 공무원들이 승진 발령되면 나의 일처럼 무척 기쁘고 기분이 좋았다.

 

-코로나19 이후 의 교훈

2009년 11월 16일 신종플루, 新문화를 낳다. 기사가 모 석간신문에  게재됐다. 신종풀루 감염 우려로 국민들의 위생관념이 한 껏 높아지고, 시민들의 의식주 문화 전반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당시 모든 행정기관, 집단시설, 다중이용시설의 입구 주변 벽면에 손소독기를 모두 부착하고 손 씻기 켐페인도 계속 되었다.

 

기고자는 이 기사를 보고 신종플루 종식 선언 후 손소독기 유지관리 실태를 기관별로, 다중이용시설 별로 실태조사를 한 바 있었다. 조사결과 80% 이상이 손소독액 리필이 안되어 있었고, 파손 작동 불량기기도 상당수 있었다. 기기와 소독액 용기는 먼지가 쌓여 있었고, 시설이용자 누구도 손소독을 하지 않고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후 2015년 5월 20일 메르스가 첫 발생되고, 2020년 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대란, 손소독액 공급부족이 사회 이슈가 되었고, 신종플루 때와는 달리 벽면 고정식 기기보다는 신속히 사용하기 위해 이동식, 휴대용 으로 환경을 조성해 신속하게 대비를 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발생 2년 후 버스정류장 승강장이나 엘리베이터 안, 기타 시설에 비치된 손소독 용기와 기기는 먼지가 쌓여가고, 파손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현재는 80%이상이 비치가 안되어 있는 실정이다.

또한 규모가 큰 대중음식점 외에는 화장실에 물비누나 비누, 손건조기, 종이타올이 없는 곳도 많고 비치되어 있어도 위생적으로 청결히 관리가 안돼 사용을 기피하다보니 손 씻기가 생활화되지 않고 있다.

언젠가 또 다른 변이의 전염병이 발생 할 수 있고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수도 있다.

 

이제부터는 어느 곳 보다 행정기관이 앞장서서 손소독기와 손소독액을 철저히 비치하고 지속적으로 청결하게 유지관리해 모든 시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들의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조속히 실행에 옮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Copyright @2015 영등포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사업자등록번호 : 107-81-58030 / 영등포방송 : 등록번호 : 서울아0053 /www.ybstv.net /발행처 : 주식회사 시사연합 / 발행인 겸 대표이사 김용숙
150-804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로 139 (당산동3가 387-1) 장한빌딩 4층 / 전화 02)2632-8151∼3 / 팩스 02)2632-7584 / 이메일 ydpnews@naver.com
영등포신문·영등포방송·월간 영등포포커스·(주)시사연합 / 본 사이트에 게재된 모든 기사는 (주)시사연합의 승인 없이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