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특정 정당의 막대기식 투표 재연되지 말아야

2010.02.18 02:35:00

 

김 윤 섭 (본지 칼럼리스트)

 

2010년 경인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백 호랑이 해다. 백 호랑이는 성질이 온순하지만 한번 화가 나면 물불을 가리지 않아 스스로 어려움을 자초하는 상서로운 동물이라고 역학자들은 말한다.
1950년 역시 경인년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했다. 2010년 이명박 정부의 앞날은 그리 순탄치 않아 보인다. 미디어법의 날치기 통과에 이은 세종시와 4대강 개발 등 난제가 첩첩산중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일이다. 오죽하면 2009년을 마무리하는 사자성어로 ‘바른길로 가지 않고 구불구불한 길을 억지스럽게 간다’는 의미의 방기곡경(旁岐曲徑)을 선정 했겠는가? 참으로 촌천살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인년 새해에는 이러한 난맥상을 풀어내고 번화한 큰 길거리에 달빛이 평화롭게 흐르며, 국민들이 흥에 겨워 절로 노래를 부르는 태평성대한 세상이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신년 사자성어로 강구연월(康衢煙月)을 선정했다.
강구연월이란 중국 요 임금 시대에 태평성대를 노래한 동요 강구요에서 유래했으며, 중국 춘추 전국시대의 사상가 열자의 중니편에 나온다. 국민들은 요 임금 시대의 태평성대를 기대해 보지만 작금의 현실은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의 코드는 부자에게 맞춰져 있고 부자들의 마음을 얻기에 급급하다. 입으로는 서민을 위한다고 외쳐대지만 허탄하게 들릴 뿐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국민들은 화가 나있다. 폭발 일보직전이다.
국민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민심이 천심이다. 먼저 정치인이 바로서야 한다. ‘정치는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강자의 편에서 강자에게 밀착된 정치는 만인평등의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린 국민배반의 정치이다. 따라서 바른 선택이 아니다. 그릇된 선택은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국민의 저항을 피할 수 없다.
다음으로 경제인이 바로서야 한다. ‘경제는 합리적인 분배를 전제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경제적 양극화는 속빈 강정과 같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이 없는 허당이다.
경제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중산층의 붕괴와 사회적 약자를 양산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가질 수 없는 청년실업, 사업실패 등으로 거리에 내몰린 노숙자, 조기퇴출에 의한 장기실업자의 급증 등 거리마다 검은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다.
이제는 희생을 전제로 성장을 위한 성장은 제고되어야 한다. 지금이 올바른 성장과 분배를 통해 경제 선진국 뿐만 아니라 복지 선진국으로 발돋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다. 거리마다 웃음소리가 넘치는 태평한 세상을 만드는 데 정치인 뿐만 아니라 경제인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바로서야 한다. 금년 6월 2일은 사상 최대 규모의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국민의 바른 선택이 선행되어야 바른 정치를 기대할 수 있다. 선택 여하에 따라 지방자치의 발전 또한 크게 기대할 수 있다. 특정 정당의 막대기식 투표가 또다시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 그 폐해는 실로 심각하다. 정당은 다만 정치의 도구일 뿐이다. 정치의 본질은 사람이다. 사람을 잘 선택하는 것이 선거다. 물론 정당의 이념과 목적에 따라 선택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은 정당의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정당의 이념에 따른 선택은 국회의원이면 족하다. 더 이상 지방자치제도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방기곡경을 넘어야 강구연월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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