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산책] 동녘
동녁에
빛이 서린다
온누리를 밝힐
등불이 켜져온다
하루 시작의
저 작은 서광이
이리도
뜨겁다는 말인가
저 작은 등불이 온누리를
불밝혀 주었다는 말인가
저 작게 떠오르는 불빛이 삼라만상에
생명에너지를 불어 넣고
있다는 말인가
저 불은 필시
쇠를 녹이는 용광로 보다도
세상을 함께 태워 삼킬
위대한 불덩이로다
지금 저 불은 세상을 밝히고
신비의 모든 생명을 주지만
그 어느 우리 인류의
죄가 커지는 날
함께 태워버릴 세상의
근엄한 메시지로다
아 저 붉게 타오르는 하늘가
지금의 향연이
새삼 저리도
위대하였더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