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도기현 기자]
서울시의회 김광수 의원은 259회 임시회 마지막 날 본 회의장 5분 발언을 통해 어린이놀이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급한 조치를 요구했다.
김의원이 지난 1~2월에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어린이 놀이터 모래밭에서 고양이 배설물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띄는 것이었다. 이상하다 싶어 주변에 있는 놀이터 다섯 곳을 더 조사해봤는데 실태는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최근에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길고양이 수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고, 서울시만 하더라도 그 개체수가 약 25만 마리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모래밭은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키워주고, 정서발달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지금 어린이놀이터 모래밭은 고양이 배설물로 인한 오염문제가 실로 심각하다. 고양이는 배설을 하고 흙이나 모래로 덮는 성질이 있어, 겉으로 봐서는 안보일지라도 모래 속을 들여다보면 배설물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
서울은 어린이 놀이터의 바닥 소재를 한때 고무매트로 바꾸는 붐이 일었다가 고무매트가 ‘아이들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모래로 다시 바꾸는 일이 일어났고, 지금은 모래와 고무매트를 혼용해서 쓰고 있다.
그리고 4~5년 전부터 각 자치단체에서는 어린이 놀이터의 오염된 모래를 정화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소독하고, 교체도 해 주고 있다. 그러나 예산상의 문제로 10년이 넘은 모래를 교체도 못하는 곳도 많이 있다.
영등포구를 비롯한 6개 구는 모래 세척 예산이 전무하고 종로구를 비롯한 10개 구 역시 연간 세척회수가 1회에 불과해 위생 상태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세척이나 소독이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다른 지역들은 과연 위생상의 문제는 없을까?
문제는 이들 기생충들이 일시적인 소독으로 제거되지 않을 뿐더러 길고양이 배설물 등에 의해 수시로 오염되기 때문에 소독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고양이나 개에서 나오는 기생충은 심각한 위험요소다. 발견되는 동물 기생충란을 보면, 개회충란과 고양이회충란, 그리고 사자회충란 등이 있다. 개회충란을 어린이가 삼킬 경우 유충이 장벽에 침입해 장, 간, 신장 등에 염증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눈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 김의원은 열심히 모래세척을 하는 자치단체는 놀이터에 "모래 소독 일시 : ㅇㅇ년ㅇㅇ월ㅇㅇ일, 깨끗하고 안전한 모래에서 아이와 함께 즐거운 추억 만드세요~"라고 쓰고 있다며 지금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터무니없는 글귀를 써 놓았다고 지적했다.
길고양이의 출입을 차단하지 않고 모래를 소독하거나 세척하는 것은 헛수고 이고 예산만 낭비하는 일이다.
김광수 시의원은 “날씨가 좀 더 따뜻해지면 아이들은 놀이터 모래밭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놀게 될 것이다. 서울시민에게 지금 이용하는 놀이터는 안전 한 가 살펴보시고 대책이 수립될 때까지 사용을 자제하여 주실 것”을 당부 했으며, 서울시와 각 구청은 속히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