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나재희 기자] "퍼즐에서 채워 넣어야 할 마지막 조각"(국민의힘 경남도당)
"반드시 지켜야 할 영남권 최전선이자 교두보"(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낙동강 벨트'가 가지는 의미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 속한 경남 동부권 총선 열기가 벌써 뜨겁다.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이 오는 20일 기준 딱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낙동강 벨트의 여야 총선 대진표 윤곽이 나오면서 선거 분위기가 조기에 달아오른다.
낙동강 벨트는 낙동강이 지나는 지역이면서 보수정당 지지 성향이 강한 영남권에서 드물게 선거 때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거나 접전을 벌이는 경남 동부권, 부산 서부권을 일컫는다.
경남 16개 선거구 중 김해갑·김해을·양산갑·양산을 4석이 낙동강 벨트에 속한다. 이 중 김해갑·김해을·양산을 3석이 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국민의힘은 경남 지역구 의원 중 다선 중진의원을 차출해 민주당이 장악한 낙동강 벨트를 공략한다.
새 인물을 투입하더라도 기존 의석 유지가 가능하고, 낙동강 벨트에 속한 선거구까지 모두 승리하면 경남 지역구 16석을 모두 차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설 연휴를 전후해 국민의힘 김태호(3선·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양산을 출마 요청을, 조해진(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김해을 출마 요청을 수락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민홍철(3선) 의원을 김해갑에, 김정호(재선) 의원을 김해을에, 김두관(재선) 의원을 양산을에 단수 공천해 맞대응했다.
양산을, 김해을에 다른 국민의힘 공천 신청자가 있지만, 지역 정가는 현역 여야 중진의원끼리 대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양산갑은 4선에 도전하는 윤영석 의원(국민의힘)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출신 이재영 후보(민주당)가 21대 총선에 이어 두번째 맞붙는다.
낙동강 벨트는 과거 경남 다른 지역구와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선거 때마다 우세했다.
그러나 김해시 진영읍이 고향인 노무현 대통령 당선(2002년 12월)과 퇴임, 귀향 후 서거(2009년 5월)라는 정치적 사건을 겪으면서 표심에 변화가 생겼다.
양산시는 문 전 대통령이 취임 전 살았던 곳이면서 퇴임 후 다시 돌아온 곳이다. 여기다 김해시, 양산시는 신도시 조성,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 영향으로 2000년대 들어 경남 18개 시·군 중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구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5번 총선에서 양산갑을 제외한 낙동강 벨트 유권자들은 민주당 계열(더불어민주당·민주통합당·통합민주당·열린우리당) 후보를 선택했다. 김해갑과 김해을은 직전 5번 총선 때 민주당 계열 후보가 4번이나 승리했다.
인구 증가로 2016년 20대 총선 때 처음 생긴 양산을은 두 번 총선 모두 민주당 계열 후보가 이겼다.
[표] 17∼21대 총선 당선인(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국 = 국민의힘 계열, 민 = 민주당 계열)
21대(2020) | 20대(2016) | 19대(2012) | 18대(2008) | 17대(2004) | |
김해갑 | 민홍철(민) | 민홍철(민) | 민홍철(민) | 김정권(국) | 김맹곤(민) |
김해을 | 김정호(민) | 김경수(민) | 김태호(국) | 최철국(민) | 최철국(민) |
양산(갑) | 윤영석(국) | 윤영석(국) | 윤영석(국) | 허범도(국) | 김양수(국) |
양산을 | 김두관(민) | 서형수(민) |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낙동강 벨트까지 석권해 22대 총선에서 경남 16개 지역구 모두 승리를 목표로 한다.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를 수성하고, 창원시 등 대도시에서 이겨 8석 이상을 기대한다.
정재수 국민의힘 경남도당 사무처장은 "낙동강 벨트는 우리 입장에서 꼭 수복해야 할 지역이다"며 "다 맞추지 못했던 경남 퍼즐을 이번엔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신순정 민주당 경남도당 공보국장은 "낙동강 벨트는 민주당이 꼭 지켜야 하는 자존심이다"며 "매번 쉽게 이기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유권자들을 믿고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