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의 대한민국 청년들은 군대에 입대해야 할 시기가 다가올수록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사회와 단절된 채 낯선 환경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군부대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불안감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단체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군대에서 받는 훈련이 힘들다고 하는데, 잘 버텨낼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이 따를 수밖에 없다. 과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현역병은 입영 직전 군부대 정문 앞에서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들과 헤어지면서 울음바다를 이루곤 했다.
하지만 그동안 군부대 내 병영문화와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병역을 성실히 이행한 사람이 대우받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사회 저변에 넓게 형성되면서 병역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결과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군복무를 피해가야 할 무겁고 두려운 짐이 아닌 새로운 출발과 도약을 위한 기회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추세다.
병무청은 병역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부합할 수 있도록 2011년부터 현역병 입영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입영문화제는 과거 ‘슬픔의 입영현장’을 ‘축하와 격려의 장’으로 전환해 군입대 청년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자발적 병역이행 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로 14주년을 맞이하는 현역병 입영문화제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청춘의 자부심’을 슬로건으로 정하고, 입영대상자 및 가족 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 중에 있다.
입영문화제 프로그램은 군악대 및 버스킹 등의 공연과 가족과 함께 하는 ‘감사&사랑의 길’, 캐리커처, 포토존, 키링 제작, 사랑의 편지쓰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올해는 입영장정과 가족들에게 다양한 배경을 선택해 찍을 수 있는 ‘N컷 포토기기 사진 서비스’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민‧관‧군과 협업하여 민간 예술단체 공연, 음료제공, 지역 홍보부스 참여 등을 병행해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현역병 입영문화제는 병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자랑스러운 병역문화를 창조하는 출발점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입영장정과 그 가족들은 슬픔과 불안 대신 행사를 즐기며, 소중한 추억과 감동을 간직하고, 청춘의 새로운 출발과 도전을 응원하는 등 어느 때보다 가족애를 느끼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당당하게 병역이행을 선택한 청년들과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가족, 친구, 그리고 민‧관‧군의 격려가 함께하는 축제의 현장을 둘러보니 7080 세대인 필자에게 오늘날 병역문화는 놀랍고 신선할 따름이다.
견고한 바위를 뚫는 물방울의 힘은 같은 곳에 줄기차게 떨어지는 꾸준함에서 비롯된다. 오랜 시간 굳어지고 익숙해진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끊임없이 추진해 간다면 보다 새롭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식이 전환될 것이다. 병역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병무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현역병 입영문화제를 내실 있게 추진하고 발전시킨다면 ‘자랑스러운 병역’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분명 더 확고해질 것이다.
앞으로도 열린 음악회, 토크콘서트 등 소통형 방식 공연 및 병역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병역과 함께 새로운 출발선상에 서 있는 청년들에게 긍정과 활력을 전해주고, 그들의 당당한 발걸음을 응원해 주는 입영 축제 현장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한 병역을 이행한 사람이 존경받는 건강한 병역문화 조성에 입영문화제가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