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이천용 기자] 아동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의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가 되면 시설에서 나와 어른이 될 준비를 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의 첫출발을 돕기 위해 서울시와 국내 주요 기업들이 힘을 모은다.
서울시는 14일 오전 시청에서 고려아연, 구세군, 기아대책, 삼성전자, CJ나눔재단, SK행복에프앤씨재단, 한국여성변호사회, 한화손해보험 총 8개 기업·기관과 ‘자립준비청년 꿈과 첫출발에 동행하는 민관협력 네트워크 구축 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정무경 고려아연 사장, 김병윤 구세군 사령관, 최창남 기아대책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임상엽 CJ주식회사 ESG경영추진 단장, 안범환 SK행복에프앤씨재단 이사장,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장, 한정선 한화손해보험 부사장이 참석했다.
고려아연, 구세군, 기아대책, 한화손해보험 등 4개사는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자립청년을 긴급 지원하기 위한 ‘SOS자금’을 6억1천만 원 규모로 조성한다.
관련법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 등의 자립지원 기간은 보호종료 후 5년으로 한정돼있다. 이에 보호종료 이후 3∼5년 차가 되는 자립준비청년들은 정서적 불안도가 높고 삶의 만족도는 낮아져 적절한 추가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시는 향후 지속적인 기업 참여를 통해 SOS자금 조성·지원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 CJ나눔재단, SK행복에프앤씨재단은 취업교육과 일자리 연계에 힘을 보탠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교육과정 등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기업 계열사 취업까지 연계할 계획이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민사·노무 등 법률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자립준비청년에게 법률상담을 제공한다. 서울시는 협약기관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운영해 지원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한다.
이번 민관협력은 서울시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 마스터플랜(2024∼2028)’의 하나다. 마스터플랜의 주요 내용은 자립준비 기간 5년에만 한정됐던 지원을 전 단계인 아동기부터 지원 종료 이후까지 대폭 확대하는 것과 그간 일률적으로 이뤄진 지원을 개개인이 처한 상황과 욕구에 맞게 맞춤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올해는 총 181억 원을 투입해 4대 과제 23개 사업을 중점 추진한다. 민관협력 SOS자금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예체능 분야에 재능이 있는 시설아동에게 흥미적성 검사와 월 30만 원의 레슨비를 지원한다. 아동양육시설이나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아동이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여행캠프와 동아리 활동비 일부를 보조하고, 자립 선배의 진로상담과 사회생활 조언 등을 통한 정서적 지지를 위해 멘토-멘티 활동비를 매 분기 30만 원 지원한다.
아동양육시설 생활아동 중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정서 치료가 필요한 아동에게 전문·개별 치료를 제공할 ‘서울아동힐링센터’를 오는 7월부터 운영한다. 아동 양육시설 내 힐링프로그램으로 아동이 직접 만들고 가꾸는 ‘동행정원·원예 프로그램’도 시작한다.
튼튼한 주거 안전망 지원을 위해 민간 주택이나 기숙사에 거주하는 청년에게 올해부터 매월 최대 20만 원의 월세를 지원한다. 집을 구할 때 전문성을 갖춘 주거안심매니저가 전월세 계약 상담과 집보기를 동행해주는 서비스도 새롭게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