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곽재근 기자] 영등포구가 ‘제3회 이산가족의 날’과 추석을 맞아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기리고, 구민과 함께 역사적 의미를 나누기 위해 지난 9월 30일 영등포아트홀 공연장에서 ‘남북 이산가족 위문공연’ 행사를 개최했다.
최호권 구청장을 비롯해 시·구의원, 남북 이산가족과 후손, 지역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토리와 노래가 어우러진 뮤지컬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남북 이산의 과정을 되짚으며 영등포의 상징적 장소를 무대에 담아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전했다.
무대는 ▲프롤로그: 이산가족 당사자의 인터뷰 영상 ▲1막: 흥남에서 월남하며 이산가족 발생 ▲2막: 영등포 정착 ▲3막: 성장과 성공 ▲4막: 이산가족 찾기 ▲5막: 현재의 이야기 등 5막으로 구성됐다.
특히 2막에서는 남북이산의 아픔을 간직한 신길동 동천교회 집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양평동 이백채 마을 등 영등포의 역사적 상징이 담긴 장소들을 소개했다. 4막에서는 1983년에 1만 명의 이산가족 상봉을 이끌었던 ‘KBS 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실제 영상이 상영돼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양평동 이백채 마을은 6‧25 전쟁 이후 실향민을 위해 조성된 정착지로, 1954년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방문해 기념 식수를 남긴 곳이다. 동천교회는 1950년 흥남철수 당시 피란민들이 신길동에 세운 교회로, 실향민 공동체의 상징적 공간이다. 또 KBS 특별 생방송 관련 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인류가 보존해야 할 귀중한 역사 자료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의무부대 참전기념비가 있는 우신초등학교, 백골부대 전적비가 자리한 여의나루역 등 영등포 곳곳에는 오늘의 평화를 가능케 한 역사와 희생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한편 구는 지난해 9월 구의회 의원 발의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남북 이산가족 지원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6월에는 사단법인 일천만 이산가족 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이산가족의 아픔과 6‧25 전쟁의 의미를 지역 사회와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호권 구청장은 “영등포는 수많은 이산가족과 후손들이 지금도 살고 있는 곳이다. 이번 공연이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고향이 된 영등포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이산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기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