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최형주 기자]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추석에 흔히 겪는 성차별 언어와 성차별 행동을 엮은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_추석특집’을 발표했다.
재단은 9월 4~11일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명절에 내가 느끼는 성차별 언어행동 바꿔보기’에 대한 의견을 듣는 시민 참여 캠페인을 진행했다. 총 1,170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참가자는 여성이 약 70%로 많았지만 남성도 약 30%를 차지했다. 20·30·40대가 약 90%인 것으로 나타났다.
캠페인에서 ‘명절에 성차별적인 언어나 행동(관행)을 듣거나 겪은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참가자 중 약 80% 이상이 성차별 언어나 행동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여성만 아니라 남성 응답률도 높아 남성 중 약 70%가 성차별 언어나 행동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에 그만했으면 하는 성차별적 언어나 행동(관행)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요?’라는 주관식 질문엔 총 1,275건의 의견이 제안됐다.
이번에 꼽은 성차별 언어 3건은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 공유·확산해야 할 대표적인 표현 및 단어다. 성차별 행동사례 Top5는 시민 의견 중 많은 수를 차지하는 남녀 공통 사례, 여성 사례, 남성 사례다.
우선, 이번 추석 명절부터 사용해보자고 제시된 언어로는 ‘시댁→시가’, ‘친할머니·외할머니→할머니’, ‘여자가·남자가→사람이·어른이’가 꼽혔다.
시댁 → 시가 : 남성 쪽 집안만 높여 부르는 ‘시댁’을 여성 쪽 집안을 부르는 ‘처가’와 마찬가지로 ‘시가’라고 바꿔 부르자는 것이다.
친할머니·외할머니 → 할머니 : “왜 아빠 쪽 부모님은 가깝게 ‘친(親)’하고, 엄마 쪽 부모님은 멀게 바깥(외·外)인가요?” 친할머니, 외할머니,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 등으로 차별해 부르지 말고 할머니, 할아버지로 통일하자는 것이다.
여자가·남자가 → 사람이·어른이 : “여자가~”, “남자가~” 등으로 성에 대해 단정 지으며 말하는 것을 “사람이~” 또는 “어른이~” 등으로 상황에 따라 바꿔 써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자가 돼가지고”, “남자가 돼가지고”, “여자가 그러면 안 된다.”, “남자가 그러면 안 된다.” 등의 말을 들으면 많은 시민들이 차별적이라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응답했다.
남녀 모두 명절 성차별 사례로 꼽은 것은 ‘명절에 여성만 하게 되는 상차림 등 가사분담’이었다. 전체 중 절반 이상인 53.3%를 차지했다.
이어 ▴성별 고정관념을 제시하는 ‘여자가~’, ‘남자가~’(9.7%) ▴결혼을 권유하거나 화제로 삼는 ‘결혼 간섭’(8.1%) ▴남성, 여성 따로 상을 차려 식사하는 ‘남녀 분리 식사’(5.4%) ▴여성이 배제되는 ‘제사문화’(4.6%) 등의 순이었다.
여성이 꼽은 1위는 ‘가사분담(57.1%)’이었다. 할머니부터 손녀까지 여성만 부엌에 가있는 명절에 분노했다. 2위가 ‘결혼 간섭(8.9%)’, 3위가 ‘여자가, 남자가(7.9%)’, 4위가 ‘남녀 분리 식사(6.5%)’, 5위는 ‘외모 평가(4.7%)’였다.
남성이 꼽은 1위도 역시 ‘가사분담(43.5%)’이었다. 여성만 집안일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과 함께 남성도 함께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개선하고 싶어 했다.
2위는 ‘여자가, 남자가(14.4%)’, 3위는 ‘남성 부담(13.3%)’이었다. 남성에게만 지워지는 집, 연봉 등의 금전 부담과 특히 명절에 힘쓰는 일, 운전, 벌초 등을 모두 남자가 해야 한다는 것에도 불편함을 드러냈다.
4위는 ‘결혼간섭(6.1%)’, 5위는 ‘제사문화(4.7%)’로 여성과 남성 모두가 겪는 성차별 사례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