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박민철 기자] 전세계 천문학자들의 협력으로 인류 최초로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을 착안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이 104년만에 입증된 셈이다.
11일 천문학계에 따르면 유럽남방천문대(ESO)는 10일 오후 10시(한국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세계 13개 기관이 협력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프로젝트'의 관측 결과를 내놓았다.
블랙홀이란 빛조차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중력을 가진 천체다.
이 연구진에 따르면 초대질량 블랙홀 관측이 전 세계 8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지구 크기의 전파간섭계 구성을 통해 성공했다.
초대질량 블랙홀 관측은 총지름 1만km에 달하는 가상의 전파망원경을 통해 이뤄졌다.
이 가상 망원경의 공간분해능력은 파리의 카페에서 뉴욕에 있는 신문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 성능이 있다.
관측은 2017년 4월 5일부터 9일간 거대은하 M87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거대은하 M87은 지구에서 55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처녀자리 은하단이다. 블랙홀은 이에 속했다.
이 블랙홀 크기는 질량이 태양의 65억 배, 지름은 160억㎞에 이른다.
하나의 블랙홀은 은하 전체의 물질을 중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을 지닌 반면 크기는 매우 작다.
실제로 지구 질량의 블랙홀이 있다고 가정하면 그 지름은 탁구공의 절반보다 작은 셈이기 때문에 단일한 망원경으로 이를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번 블랙홀 관측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국제협력이 꼽힌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설치된 아타카마 패스파인더(APEX) 등 전 세계 6개 대륙에서 8개의 전파망원경이 참여했다.
거대한 지구크기의 가상의 전파망원경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한국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도 이번 관측에 참여했다.
연구진은 EHT로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찰한 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원본 데이터를 최종 영상으로 변환했다.
이에 따라 큰 질량 주변의 시공간은 왜곡된다는 1915년 발표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실제로 입증됐다.
블랙홀의 중심은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어 검다.
블랙홀의 경계에서는 밖에 존재하는 주변의 밝은 천체나 블랙홀 주변에서 내뿜는 빛이 강력한 중력으로 왜곡현상을 보인다. 이에 왜곡된 빛은 블랙홀의 윤곽을 도넛처럼 보이게 한다.
블랙홀의 모습과 크기, 질량 등은 지금껏 추정에 불과했으나 실체가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