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이천용 기자] 영등포구의회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오전 구청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들의 계속된 단식 농성에 따른 건강 악화를 걱정하며 만류하는 지역 주민들의 뜻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이어온 단식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구의회 민주당 의원 9명은 영등포구청이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예정 부지의 가림막을 철거하는 것에 항의하며 단식을 진행해왔다.
구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그동안 주민 목소리를 짓밟는 최호권 구청장에게 수차례 경고를 보내면서 독단 행정이 아닌 협치 행정을 요구했다”며 “릴레이 단식에 동참한 정선희 의장, 임헌호‧최인순 의원은 장기간 단식에 따른 건강 악화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피 끓는 심정으로 대주민 사과와 의회 존중 및 협치를 호소했지만 최호권 구청장의 불통행정은 여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과 한 마디 없는 최호권 구청장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협의를 요구하는 의장의 단식 돌입에도 불구하고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부지 가림막 기습 철거를 강행하고 △기자회견 당시 본인 의사에 반하는 청년 공무원을 방패막이로 동원시키고 기자 및 의원들의 출입 저지와 현수막을 가리는 등 폭거를 자행하고 △가림막 철거 당시 현장에 담당 공무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압적 용역업체로부터 주민 안전을 묵인한 점에 대한 최호권 구청장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부지와 관련해서는 2020년 영등포구의회에서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에 따른 공유재산 영구시설물 축조 동의안이 원안 가결됐는데도 구의회와 협의가 없었고, 제대로 된 주민 의견 수렴 절차 없이 부지 이전 요청 의견을 서울시에 전달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 토론회가 아닌 대주민 공청회를 통해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또, “지방의회는 의결기관으로 구청은 집행기관으로 명백히 구분되어 있다. 구청장의 집행권은 주민이 위임한 것이다. 구의원은 이러한 집행권의 잘못된 행사를 감시 견제하도록 주민의 대표로 선출됐다”며 “따라서 집행기관의 장은 주민의 대표기관인 구의회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하는 것이 대의 민주주의의 원칙”이라고 했다.
아울러 “의회는 조례의 제정ㆍ개정 및 폐지, 예산의 심의ㆍ확정, 결산의 승인, 중요 재산의 취득ㆍ처분, 공공시설의 설치ㆍ처분 등을 의결토록 하고 있고, 또한 행정사무 감사 및 조사의 권한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모든 권한을 활용해 구청장의 일방적 불통행정을 제지할 것이며, 오로지 전체 주민에게 유익이 되는 행정이 될 수 있도록 감시와 견제 기능을 더욱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견 후 기자들과의 만남을 가진 정선희 의장은 “구청에서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제2세종문화회관 가림막을 철거하는 것이라고 했으나 가림막 철거를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다”며 “이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번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예정지 가림막 철거는 하나의 계기일 뿐이다. 구청이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수립하기 전부터 의회와 만나서 설명하고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지난 1년 여 간 그런 과정이 없었다”며 “의원들이 단식 농성을 했음에도 구청은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계속 이렇게 가는 것을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선희 의장은 마지막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듯 의회의 권한을 통해 구 집행부의 행정을 견제할 것”이라면서도 “구 집행부는 일방적인 행정을 멈추고 구의회와 소통해야 한다. 소통과 협치를 통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놓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