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산책] 풍경이 운다
생의 끄트머리 마음 한 자락
기꺼이 꺼내 헹군다
가파른 오르막길 따라
해인사 오르는 길
숲속 산언저리
구름 걸린 산사를 향해
내딛는 걸음마다
삶의 무게가 가벼워진다
시련의 날들 씻어내는
해인사 소리길
고독이 깊은 스님의
독경 소리 곡진하다
해 기우는 저녁 무렵
저 아름다운 풍광 밭에서
풍경이 혼자 운다
텅 빈 공허가 노을에 물들고
그 속으로 삶이 기웃대는
산사의 오롯한 적요
거기 내 영혼을 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