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나재희 기자]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등록일을 이틀 앞둔 24일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결렬됐다.
진보 진영 또한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들이 여럿 있어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 보수 진영 모두 후보가 난립할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계에서는 후보 난립 등으로 인해 서울에서의 교육감 선거 직선제 도입(2008년) 후 유권자의 관심과 투표율이 가장 낮은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보수·진보진영 모두 단일화 '파행' 양상
우선 보수 진영은 후보 간 단일화 추진이 이날 사실상 결렬됐다.
보수 진영 단일화 기구인 '서울시교육감중도우파후보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등 3명에 대한 여론조사를 마치고 25일 오전 11시 최종 단일화 후보를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안 후보와 홍 후보가 통대위의 여론조사 방식이 조 후보에 편파적이었다고 반기를 들면서 단일화가 깨졌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교육계 보수 인사로 구성된 '서울시보수교육감후보단일화선정위원회'(선정위) 주최로 열린 '후보 오디션'에 참여했다.
선정위는 서울시의원, 교장 출신 등 교육계 인사 1천242명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투표를 한 후 25일 오후 5시 단일화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같은 날 통대위와 선정위 모두 단일화 후보를 발표하면 후보 분열이 불가피하다.
보수 측에서는 윤호상 전 서울미술고 교장, 김영배 전 상명대 특임교수도 예비후보 등록을 해 후보가 난립하는 양상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가 1차 경선을 통과한 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3명을 대상으로 2차 경선을 진행 중이다.
추진위는 24일부터 25일까지 여론조사 방식으로 2차 경선을 한 후 25일 오후 8시쯤 단일화 후보를 최종 발표한다.
다만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 등 4명의 진보 계열 인사들은 추진위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독자적인 출마 의사를 밝혀 진보 진영 또한 후보 난립이 예상된다.
◇ 혼란 속 후보 난립 가능성…투표율 저조할 듯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들은 26∼27일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완료해야 한다.
이날까지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는 12명으로, 경선에서 떨어진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과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을 제외하면 총 10명이다.
지금까지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직선제 선거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나왔을 때는 2008년으로, 모두 7명이 출마했다. 역대 최다 후보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본후보 등록비로는 예비후보 등록비 1천만원을 포함, 총 5천만원을 내야 하므로 후보 등록 이전에 단일화를 완료하는 것이 각 후보에게 최선이다.
단일화에 실패해 여러 후보가 등록을 하더라도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화 불씨는 남아있다. 인쇄를 마감했더라도 이후 단일화했다면 선거일 당일 포스터와 현수막 등으로 이를 알릴 수 있기는 하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과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이 지난 2022년 사전투표 직전에 단일화한 사례가 있다"며 "후보 등록비 5천만원을 냈더라도 이후 투표용지 인쇄 직전 단일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선관위는 안정적인 선거 관리를 위해 7∼9일 투표용지 인쇄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선, 총선 등과 함께 치러지지 않은 역대 교육감 보궐선거 투표율은 모두 26.5% 이하를 기록했는데, 이번에도 선거가 별도로 치러지기 때문에 투표율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역대급으로 군소 후보가 난립할 경우 투표율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본부장은 "단일화 여부, 후보 인지도, 조직표가 당락을 가르는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며 "유권자의 선택을 힘들게 하는 후보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