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국제대학원 재학 중 외교부에 입후한 권다은 부영사는 기획재정 담당자로 근무하던 중 첫 공관근무지로 발령받은 시애틀총영사관에서 문화담당 영사로 근무했다. 권 부영사는 송영완 총영사와 호흡을 맞춰 한식경연 등 다양한 새로운 행사를 해냈고 한글교육, 한국어능력시험 보급을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며 시애틀에서의 2년 반을 근무를 마치고 3월 14일 본부로 귀임한다. 권 부영사는 조이시애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정이 많이 들어서 막상 떠나려니 아쉽다. 하지만 시애틀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했다.
- 시애틀에 처음 도착했을때와 지금의 시애틀에 대한 인상은.
많이 다르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왔고 오자마자 대통령 방문이라는 큰 행사를 치렀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없었던 일정이 시애틀에 도착한 날 결정된 것이다.
시택공항에 도착한 직후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일정의 경유지로 추가되면서 도착과 함께 행사준비에 들어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때는 시애틀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이제 2년 반 넘게 지내면서 시애틀은 너무 아름다운 도시로 복받은 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환경과 함께 공기도 좋고 사람들도 너무 친절하고 좋다.
- 그동안 시애틀에서 지내면서 느낀 가장 인상적인 점은.
여유있게 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느려서 답답했지만 지내다보니 여유있게 생활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한번은 수영장에서 랜즈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 당시에 아주 난감했는데 주변의 모르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도와주겠다고 나섰고 이어 수영장의 모든 사람들이 내가 잃어버린 랜즈를 찾기 시작해 결국 찾아줬다. 너무 감사했다. 남을 도와줄 수 있는 여유가 너무 부러웠다.
- 문화담당 영사로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일이 있었다면.
한식행사 등 여러 행사를 치렀고 새로운 일도 많이 벌렸지만 결국 동포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무사히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또한 크고 작은 행사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여러 행사 가운데 한식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한식요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지만 도와주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디자인을 잘하는 인턴이 밤 늦게까지 함께 일해줬고 행사에 참여한 대학의 교수들도 적극 나서 도와줬다. 올해도 준비회의를 하는데 반드시 자신들의 대학에서 하고 싶다며 대학 관계자들이 한식행사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반갑다. 처음에는 불가능한 것 같아 보였는데 모든 사람들이 나서서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어서 기뻤다.
- 한식행사의 성과에 대해서는.
당장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미국인들에게 한식을 알릴 수 있는 기회여서 보람이 있었다. 한식재료를 홍보하는 행사였다. 예를 들어 김치찌게를 현지에서 어떻게 적용,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일단 이러한 행사를 시작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음식을 주제로 공관이 주도해서 축제를 하는 것은 시애틀에서 한식축제가 유일한 행사가 아닌가 생각된다.
- 올해 한식축제 계획도 소개해 주신다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일찍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우승한 팀이 9월에 한국에서 열리는 한식경연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5월에 경연대회를 하고 문화주간에 맞춰 6월에 한식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혹시 힘든 일이 있었다면.
지나고 보니 모든 일이 좋은 기억과 추억으로 남는 것 같다. 처음에는 한글학교와 다소 갈등도 있었으나 모두 다 순조롭게 풀려 이제는 좋은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어능력(TOPIK) 테스트도 한글학교 관계자들이 적극 도와준 덕분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감사하다.
- 업무 외에 주말이나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셨는지.
주일에는 교회에 나가 교인들과 가족처럼 지낼 수 있어 외롭지 않았다. 가끔은 휴가를 내서 여행을 하기도 했다. 라스베거스를 여행했고 지난주에는 친구 결혼식 참석차 시카고를 다녀오기도 했다. 멕시코 휴양지 로스 카보스를 관광했고 부모님이 오셔서 함께 캐나다 로키를 여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말에 한인커뮤니티 행사가 많아 여러 곳을 여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주말에 시간이 나며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기도 했다.
- 부임할때 계획했던 일의 몇%를 실천했다고 생각하시는지.
기대 이상이었던 같다. 본부에서 너무 바쁘게 근무하다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시애틀에 왔다. 시애틀에서 근무하면서 많이 배우고 경험을 쌓고 가자, 라는 자세로 일을 해왔다. 더구나 송영완 총영사님 같이 본부에서는 대할 수 없었던 분을 가까이 모시고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 여성 영사로서 업무에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나 좋았던 점이 있다면.
여성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일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배려를 해준 점도 있었다고는 생각한다.
- 외교부 본부로 귀임하면 어디에서 근무하게되나.
서울 광화문에 있는 외교부의 문화외교국 공공외교정책과에서 근무하게 된다. 시애틀에 오기전에는 기획조정실에서 기획, 예산, 행정을 담당했었다.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할일이 많을 것 같다. 업무상 시애틀총영사관과도 밀접하게 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한국에 돌아가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한국은 업무가 바쁜편이어서 천국에서 잘 지내고 나서 현실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년 반의 시애틀 하니문을 좋은 기억으로 갖고 돌아간다. 그동안 떨어져 있던 부모님 등 가족들과도 가깝게 지낼 수 있어 기쁘다. 좋아하는 매운 낚지복음도 먹고 싶고 서울의 길거리 음식도 그립다.
- 시애틀 한인사회에 바람이 있다면.
미국에 이민와서 열심히 살면서 기반을 닦고 있는 한인 동포 여러분들에게 존경심을 보내고 싶다. 바쁘게 생활하면서 한국어 교육이나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한인사회 여러분들에게 감사한다.
(c)조이시애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