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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영등포 늘푸름학교, 만학의 열정 넘쳐

최호권 구청장, 졸업생 어르신들로부터 감사 편지 받아

  • 등록 2023.02.20 11:56:31

 

[영등포신문=한미령 편집자문위원] 영등포구는 “최근 최호권 구청장이 ‘늘푸름학교’ 어르신들로부터 '구청장님께! 감사합니다. 내 나이 91살입니다. 평생을 원하던 중학교 와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구청장님 감사합니다. 너무나 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늦은 나이지만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여러 장의 편지를 받았다”며 “서툰 맞춤법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는 만학의 꿈을 이뤄가는 어르신들의 진심이 그대로 담겨있었다”고 전했다.

 

늘푸름학교는 영등포구가 운영하는 성인 문해교육 기관이다. 2013년 ‘은빛생각교실’이라는 성인 문해 프로그램에서 시작해, 2015년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초등학력 문해교육 프로그램’ 운영 기관으로 지정받아 2016년 개교했다. 검정고시를 거치지 않아도 학교에서 운영하는 교과를 수료하면 초등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정식 학교로 인정받은 셈이다. 2018년부터는 중학교 과정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학교는 최호권 구청장을 교장으로 14명의 교사들과 120여 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18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다닐 수 있지만, 주로 배움의 때를 놓친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다. 그래서 보통의 학교와 달리 학생들의 평균 연령이 70세를 훌쩍 넘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각 3년 동안의 교육과정을 마치면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초등은 통합교과를 중등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5개 교과와 컴퓨터 등 선택 교과를 배운다. 수업은 초등은 매주 월·수·금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고, 중등은 월·목·금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화요일은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을 진행한다.

 

 

초등은 7회 14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중등은 3회 55명의 어르신이 졸업장을 받았다.

 

 

지난 2월 8일에는 2022학년도 졸업식이 열렸는데, 졸업생 숫자만큼의 다양한 사연들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중등을 졸업한 김정임 씨(71세)는 2학년 학기 중 평택으로 이사를 갔다. 거리가 멀어 학업을 중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김 할머니는 왕복 4시간 거리를 통학하며 무사히 졸업장을 받았다.

 

김오덕(78세) 씨는 지난해 졸업한 남편 신강복(81세) 씨와 함께 부부가 동문이 돼 눈길을 끌었다. 함께 입학했지만 건강 문제로 1년 쉬고 남편에 이어 올해 졸업장을 받았다. 김 할머니는 “남편이 기다려줘서 올해 같이 고등학교에 간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함께 대학도 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졸업생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동창회도 만들었다. 이문선(77세) 씨는 7남매 중 둘째로 여건이 되지 못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배움에 대한 아쉬움이 늘 남아 있었다. 그러다 구청에서 발행하는 소식지를 보고 늘푸름학교를 알게 됐고, 초등과 중등 졸업장을 모두 받았다. 이 씨는 “코로나19로 자주 모이지 못했고, 고령으로 참석자가 줄어드는 것이 속상하지만 ‘엄마 동창회 다녀올게’라고 말하는 순간이 아직도 가슴 설레고 뿌듯하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초등학교 졸업 이후 글을 읽는데 자신이 붙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동기들과 함께 계획을 세우고 1박 2일 동안 무의도로 여행을 다녀온 것”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졸업생 중에는 학업을 이어가는 어르신들도 많다. 최근에는 전문대학을 졸업한 분도 있다. 1회 졸업생 조 모 씨는 최근 명지전문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 제2의 인생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 조 모 씨 외에도 고등학교 3학년 과정을 공부하며 대학생을 꿈꾸는 어르신이 20여 명이나 된다. 오늘도 늘푸름학교를 찾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호권 구청장은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에 절로 머리가 숙여진다”며 “어르신들이 늘 푸르름을 간직하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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