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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세기의 이혼소송' 최태원-노소영, 대법원 판결 '카운트다운'

  • 등록 2025.10.09 10:48:51

 

[영등포신문=신민수 기자] '세기의 소송'으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대법원 심리가 이미 1년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이달이나 다음 달 최종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1심과 2심의 재산분할 규모가 각각 665억원, 1조3천808억원으로 크게 엇갈린 가운데, 대법원의 판단이 최 회장 개인을 넘어 SK 그룹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 특유재산 인정될까…비자금 유입 증거력 있나

 

9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달 18일 전원 회의를 통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에 관한 재산분할액의 적절성에 대해 논의하는 등 연내 선고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사소송 대부분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대법원 판결이 쉽게 결정되는 것과 달리 지난해 7월 최 회장의 상고 제기 이후 심리가 길어지는 것은 항소심 판결 결과가 이례적이었고, 풀어야 할 쟁점이 많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쟁점이 많고 전원합의체에서도 논의를 한 상황을 볼 때 파기환송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핵심 쟁점은 '특유재산' 인정 여부로, 1심에서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을 고(故) 최종현 SK선대회장으로부터 상속 받은 특유재산으로 보고,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SK㈜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노태우 대통령이 선경에 제공한 자금이 흘러들었고, 주식 형성에 부부의 공동 기여가 있다고 판단해 1심 대비 20배 많은 재산분할을 결정했다.

 

비자금 유입 여부도 구체적 심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태우 비자금 300억원이 SK에 유입됐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여기에는 노 관장의 모친 김옥숙 여사가 20년 전 남긴 '선경 300억'이 적힌 메모지와 SK가 발행한 약속어음 사진이 핵심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메모와 약속어음이 비자금 유입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력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은 지난해 항소심 판결 이후 기자설명회에서 "비자금의 존재는 확인된 바 없으며, SK 성장과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 주식가액 실수도 심리대상…'비자금 상속' 법감정 고려될 듯

 

최 회장이 '치명적 오류'라고 주장하는 항소심 재판부의 주식가액 계산 실수도 중요 쟁점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SK 주식의 모태인 대한텔레콤 주식가액을 1천원이 아닌 100원으로 잘못 인지했고, 최 회장 측은 이로 인해 재산분할액 산정에서 100배의 왜곡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문을 경정(수정)했지만, 대법원은 본 소송과 별도로 항소심 재판부의 경정이 적합했는지도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있다.

비자금에 대한 대중의 법 감정과 사회적 여론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00억원이라는 노태우 비자금이 46배 부풀려진 1조3천808억원이라는 재산 분할액으로 상속·증여세 없이 대물림되는 상황이 사회적, 역사적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항소심 이후 커졌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불법 자금이 가족에게 편법 상속 또는 증여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회, 시민단체 등이 비자금 재조사, 처벌, 환수를 강하게 요구 중이고 실제 여러 기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대법원도 이런 법 감정과 사회 정의를 간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최태원 지분 대거 매각하나…소송 장기화 우려도

 

판결 결과에 따라 SK그룹의 지배구조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선고하면 파기환송심에서 재산분할액이 큰 폭으로 조정될 수도 있으나, 원심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재산분할액 마련을 위해 SK 주식 상당분을 매각해야 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파기환송심이 열릴 경우에도 소송 장기화로 재계 2위 SK 그룹의 경영 안정성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SK 그룹은 소송과 별개로 일상적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잇따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퓨처테크 포럼, CEO세미나 등 국제 행사 및 그룹 중요 행사를 준비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노태우 비자금이 그룹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항소심 판결로 훼손된 구성원들의 자긍심과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재계 관계자는 "관세 폭풍, 글로벌 경제 혼란이 여전한 만큼 작은 충격에도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심각한 시기"라며 "기업인의 법적 리스크가 해결돼야 경제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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