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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비옹테크,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서 114년 만에 6-0, 6-0 승리

현역 여자 선수로 유일하게 하드·클레이·잔디 코트 메이저 석권

  • 등록 2025.07.13 08:05:34

 

[영등포신문=변윤수 기자] '이가의 빵집'이 윔블던 테니스 대회 결승전에서도 문을 열었다.

이가 시비옹테크(4위·폴란드)는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어맨다 아니시모바(12위·미국)를 불과 57분 만에 2-0(6-0 6-0)으로 완파했다.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상대에게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이긴 것은 1911년 도로시 체임버스(영국)가 도라 부스비(영국)를 꺾고 우승한 이후 올해 시비옹테크가 무려 114년 만이다.

메이저 대회 전체로는 1988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나타샤 즈베레바(당시 소련)를 역시 2-0(6-0 6-0)으로 잡은 이후 37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다.

 

테니스에서 상대에게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이기는 세트를 '베이글 세트'라고 한다.

상대 점수인 '0'이 베이글 모양이라고 해서 붙은 별칭으로, 우리 식으로는 '6 대 빵'으로 이겼다고 하는 셈이다.

특히 시비옹테크가 이런 '베이글 세트'를 자주 만든다고 해서 외신에서 '이가의 빵집'(Iga's Bakery)이라는 표현을 종종 쓴다.

시비옹테크는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32차례 6-0 승리를 따내 현역 선수 가운데 빅토리야 아자란카(40회·벨라루스), 캐럴라인 보즈니아키(35회·덴마크)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아자란카가 1989년생, 보즈니아키 1990년생이고 시비옹테크는 2001년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씨네 빵집'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시비옹테크는 이번 우승으로 최근 내림세에서 극적으로 반등했다.

지난해 8월 도핑 양성 반응 이후 세계 1위에서 밀려나고, 메이저 대회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던 그는 특히 4연패에 도전했던 지난달 프랑스오픈에서도 4강에서 탈락했다.

도핑으로 인한 1개월 출전 정지 징계 이후 정신적으로도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했던 시비옹테크는 이번 윔블던 전망이 밝지 않았다.

프랑스오픈에서 3연패를 달성할 때도 유독 잔디 코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에서는 결승에도 오르지 못할 만큼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8년 윔블던 주니어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지만 잔디 코트에서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우승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취약했다.

그러나 올해 프랑스오픈을 평소보다 일찍 끝내면서 잔디 코트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더 길었던 덕분인지, 6월 WTA 투어 잔디 코트 대회에서 처음 결승에 올라 준우승했고, 윔블던에서는 우승 트로피인 비너스 로즈워터 디시를 품에 안았다.

통산 6번째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 시비옹테크는 "진짜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나도 윔블던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고, 아무도 예상 못 한 우승인데 저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우승으로 시비옹테크는 통산 8번째로 하드, 클레이, 잔디 코트 메이저 대회 단식을 모두 제패한 여자 선수가 됐다. 현역 선수 중에는 유일하다.

2020년부터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우승 횟수를 보면 시비옹테크가 6회로 가장 많고,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가 3회로 그 뒤를 잇는다.

시비옹테크는 이날 일방적인 승리에 대해 "테니스는 경기력이나 체력도 좋아야 하지만 멘털 스포츠이기도 하다"며 "결승전이 일방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와 같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회 후반부에 열리는) 결승에서 좋은 경기를 하려면 그 전에 치르는 경기 시간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이가의 베이커리'를 자주 운영하는 이유도 밝혔다.

시비옹테크와 2001년생 동갑인 아니시모바는 2019년 부친상 이후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2023년 약 8개월 정도 코트를 떠나기도 했던 선수다.

이번 윔블던에서 생애 첫 메이저 결승에 진출, 어릴 때 자신에게 테니스를 알게 해주고 코치도 맡았던 아버지께 우승컵을 바치려고 했으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시상식 때 관중석의 어머니를 언급하며 눈물을 쏟은 아니시모바는 대신 14일 자 세계 랭킹에서 7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첫 '톱10' 순위를 달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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