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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안호원 교수, “돈 없어도 할 수 있는 게 봉사… 성실함이 최고의 무기”

  • 등록 2026.02.06 16:58:25

 

설 명절이 가까워지면서 50여 년 동안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묵묵히 사회봉사활동을 해온 사회봉사자가 있어 이 사회에 온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이자 교수이기도 한 안호원 목사다.

 

“적더라도 내가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것, 그것이 봉사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안호원 목사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수 십 년 동안 개척교회 목사들을 비롯해 노숙인, 장애인,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섬기는 데 힘써온 그에겐 ‘돌봄의 목사’ ‘거리의 목사’란 칭호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이 나이에 아직도 건강하게 배우고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더욱이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으니 더 기쁩니다.”

 

 

1994년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안 목사는 행정공무원, 인권운동가를 거쳐 YTN, 매일경제 등에서 4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2001년 YTN-저널 의학전문대기자로 퇴직한 뒤 2011년 성지교회를 개척했다.

 

안 목사는 2000년부터 개척교회 목사 섬김, 노숙인 구호급식, 독거노인 방문 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부족한 형편이었지만 봉사는 쉼이 없었다.

 

지난 10년 넘게 야간 건물 청소 일을 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받은 수입은 자신과 같은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돕는 데 사용했다.

 

자신도 개척교회 목회자지만 더 어려운 목회자들을 돕는 게 그의 기쁨이었기 때문이다. 분기별로 쌀과 일용품을 사서 직접 배달하고 설날 같은 명절이나 성탄절 같은 축일에는 오리털 점퍼를 선물하기도 했다. 특히 복날에는 직접 닭을 사서 전달하거나 수시로 목회자들과 만나 식사를 대접하며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

 

또 독거노인이나 중증장애인 가정을 방문해 청소를 돕고 냉장고, 세탁기 등 낡은 비품을 교체해주는 생활에 필요한 지원이나, 장애인과 노숙인을 위한 급식 봉사도 오랜 기간 묵묵히 실천해왔다.

 

 

“노숙인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으면 저도 가서 한잔 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모두들 의아하게 쳐다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진짜 그들에게 다가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가 되고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고, 그게 진정한 섬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거리의 노숙인들은 그를 ‘진짜 목사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맨날 선물만 주고 가는 목사는 많았지만 이렇게 자기들 이야기를 들어주는 목사는 처음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 말에서 기분도 좋았지만, 제가 어떤 봉사 사역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됐습니다.”

 

노숙인 사역은 이미 많은 목회자들이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안타까운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노숙인이 고마운 마음에 인사를 건네려 다가와 악수를 청하면 옷에서 나는 냄새 때문인지 몸을 피하는 목회자들이 있었다.

 

“제가 늘 밖에 있으니까 간혹 ‘목사면 교회에서 말씀이나 전하지’라고 하면서 저를 답답해하거나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목회자는 교회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사회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세상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말씀을 전하셨잖습니까.”

 

안 목사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50년간 봉사의 삶을 이어왔다. 이밖에도 2014년부터 6.25 참전용사와 월남 참전 고엽제 전우 등을 섬기며 위로의 자리를 마련해오기도 했다. 필리핀과 러시아에서도 봉사활동을 펼쳤고, 영등포아버지합창단 부단장으로 공연 활동도 했다.

 

2008년부터 법무부 범죄예방위원으로 우범지역을 순찰하고, 청소년 선도위원으로 비행 청소년 상담에도 직접 나섰다. 그는 이와 같은 봉사로 2017년 도전한국인운동협회로부터 ‘도전한국인 명인 인증 6호’로 선정됐고, 대한민국 최고인증 기네스북에도 등재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모든 예술의 본질은 기쁨을 나누는 데서 오는 기쁨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봉사는 그에게 예술이었다.

 

봉사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의 원동력이 됐을까. 안 목사는 교사 자격증 4개를 비롯해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심리상담사, 응급구조사 등 소유한 자격증만 30여 개에 달한다.

 

기자 출신으로 글쓰기에도 재능이 있어 지금까지 발행한 저서도 무려 14권 이상이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과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경희대학교 언론대학원을 비롯해 2월에 6번째 신학대학원을 졸업한다. 앞서 20년을 방송통신대 4개 대학을 졸업했는데, 지난해 졸업 때는 총장상(2회)까지 받았다.

 

“모세가 하나님께 쓰임 받기 위해 수십 년간 훈련받았듯 저 역시 단 하루라도 주님께 쓰임 받을 날을 위해 준비하는 겁니다.”

 

안 목사가 이런 사역을 이어갈 수 있는 건 생계를 책임지는 아내의 내조 덕분이다. 그는 자신이 ‘가장(家長)으로서는 ‘0점’이라며 가족에게 미안해했다.

 

기부와 봉사가 얼어붙는 요즘, 봉사와 나눔에는 어떤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돈이 많아야 기부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있는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봉사도 습관이 중요합니다. 자주 하다 보면 매력이 있고 어렵지도 않습니다.”

 

소외계층이 갈수록 늘어나고 이들에 대한 돌봄의 중요성도 강조되는 사회 속에서 안 목사는 그들에게 “이 세상에 그래도 나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물론 물질도 필요하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스한 ‘관심’이라는 것이다.

 

안 목사는 “명예와 직위보다 이제껏 봉사 활동한 것이 더 보람되고 행복하다”며 “영달은 한낱 바람에 지나지 않는다. 기왕 이 세상에 살면서 소중한 삶을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제 일하는 게 힘에 부쳐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를 기다리는 분들의 눈빛이 생각나면 포기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섬기면서 오히려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간 것 같아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는 맑고 밝은 그의 모습에서 온정(溫情)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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