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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기고] 지금의 선택이 중요하다

  • 등록 2023.05.15 11:25:47

 

갑자기 원고 청탁을 받고 잠시 망설였다. 주제가 없어서다. 공자삼계도(孔子三計圖)에 의하면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으며,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고 했다. 때가 있고, 또한 선택을 해야 한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유이불학 노무소지(幼而不學. 老無所知)’ 배움은 인간사의 옳고 그름을 밝혀 행하는 일이다. 어두운 밤길을 어찌 등불 없이 갈 수 있겠는가. 생즉학(生卽學), 산다는 것은 곧 배운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런 배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아무런 계획 없이 살면 결국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 ‘우리가 무엇을 선택한다는 것은 또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들 말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만 있다면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축복이다.

 

선택이 고통스러운 것은 하나를 택한 기쁨보다 하나를 버려야 하는 아쉬움과 상실감이 언제나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어떤 것을 선택하든 그 결과는 또 다시 후회와 미련을 품은 고통의 단초가 된다.

 

 

우리 삶은 온통 이런 선택의 순간들로 채워져 있다. 크건, 작건 간에 어느 하나를 택할지 갈등하는 요소들이 우리의 일상을 꾸려가고 있다.

외출 시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식사는 무엇으로 할지, 특히 생선가게 혹은 과일가게 앞에서 이것저것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며 선뜻 하나를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모습이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선택이 고통스러운 것은 우리가 이것저것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따져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선택이 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의 결과만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그 근거가 놀랍게도 명백한 논리나 이성적 사고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창 먼 어떤 것이 있음을 알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한 순간 “그 때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어” 라는 뿌듯함이 드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그 때 왜 내가 그런 선택을 했을까. 제정신이 아니었나봐” 라는 후회와 아쉬움을 마음속에 눌러 담는다. 그렇게 선택과 후회는 한 몸의 두 얼굴처럼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간혹 듣게 되는 “그 시절로 돌아가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라는 이런 질문은 부질없는 희망고문과 같다. 그런 걸 왜 묻는지?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기쁨이 될지, 후회와 슬픔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되돌려 놓고 싶은 그 때, 그 순간의 선택을 자책하는 것은 현실을 과거로 되돌려버리고 미래의 희망마저 녹슬게 한다.

 

 

우리는 때로 분리할 수 없는 하나를 선택하는 것처럼 속앓이를 할 때가 있다. 동전의 앞뒤는 누가 봐도 확연히 다른 두 면이지만, 이 두 면을 분리할 수 는 없다. 때문에 누구에게라도 동전의 어느 한 면을 선택해서 가져가라고 강요할 수 없다. 어쩌면 우리가 겪는 많은 갈등의 순간들 또한 이런 양면을 가진 동전과 같은 것은 아닐까 싶다.

 

더구나 과감히 어떤 것들을 버리고 하나를 택하는 우리의 결정이 때로는 그 하나만이 정답으로 남는 질문지에 대한 답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특히 배우자의 선택도 그러하리라. 후회와 아쉬움은 그대로 거기에 남겨두고 그 결정의 순간과 결과를 오롯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다시는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는(헛된) 다짐과 함께.

 

역사가들은 “역사에 가정(假定)이란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 때 그랬었더라면” 혹은 “그 시간이 다시 온다면”은 아예 성립하지 않는다. 더구나 가보지 못한 채 남겨진 길들은 언제나 미련의 꼬투리가 되어 후회의 넋두리로 재생된다. 지금의 선택이 중요하다.   

 

[안호원 박사]

- 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

- 칼럼니스트

- 영등포문화예술총연합회 부이사장 역임(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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